오랜만에 물꼬에서 하는 정월대보름제입니다.
하오에 되는 대로 모여
안에서는 약밥이며 오곡밥을 짓고
밖에서는 새끼 꼬아 볏가릿대도 세우고 달집이며 쥐불깡통이며를 준비하면 어떨지요.
설은 나가 쇠도 보름은 집에서 쇠라 하지요.
객지 나갔다 설에 부득이 집에 돌아오지 못할 일이 생겼더라도
보름 정도면 그 사정을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헤아림이 담겼을 겝니다.
설에 해를 시작한다지만 농사는 보름을 지나며 비로소 시작됩니다.
농사를 챙기기 위해서라도 집에 와야 하는 시기인 게지요.
일 년 동안 세시풍속행사가 189건,
그 중 정월 한 달이 세배며 설빔이며 78건으로서 전체의 거의 절반,
그 가운데 대보름날 하루에 관계된 세시풍속 항목이 무려 40여건으로
정월 전체의 반수를 넘고, 1년 365일에서도 이 하루의 행사가 5분의 1이 넘는 비중.
대보름이 그리 큰 날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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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보름새기’.
정월대보름 전야제인 게지요.
전남에서는 열나흗날 저녁부터 보름날이 밝아야 운수가 좋다고
집안이 환해지도록 불을 켜놓고, 배를 가진 사람은 배에도 불을 켜놓았다 합니다.
경기도에도 열나흗날 밤 제야(除夜)와 같이 밤을 새우는 풍속이 있었고,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고 해서 잠 안자기 내기를 하는 곳도 있었다지요.
충북에서는 열나흗날 밤 ‘보름새기’를 하는 데가 여러 곳,
바로 그 보름새기를 합니다.
마당에 장작불 피워 놀다가 그 불씨로 쥐불놀이도 하고
장작더미 안으로 소원문을 태우기도 하였네요.
(‘물꼬에선 요새’-2월 빈들 여는 날, 2013. 2.23.흙날. 맑음’에서 옮김)
부럼도 깨고 더위도 팔고 귀밝이술도 마시고
달맞이도 하고 소원쪽지도 태우고 쥐불도 돌리고,
흥겨이 이 길었던 겨울을 보내봅시다려.
들리실 양이면 문자나 메일주시기; mulggo200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