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사흘이었습니다

조회 수 2287 추천 수 0 2016.04.24 23:20:29

서울오는 기차표를 못샀었어요. 이미 다 매진이고 늦게나마 어제밤에 앱으로 계속 들어가보는데도 취소표가 안나오길래 포기하고 있었어요.

근데 대해리에서 버스타고 나가면서 혹시나 하고 앱을 켜서 봤는데 마침 취소표가 딱 한개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사서 편하게 앉아서 왔어요.

물꼬가 '되는 집'이라 저까지 운 좋았던것 같아서 괜히 기분좋고 감사했어요~


이번에는 정말 공들여서 갈무리글 잘 쓰고 나오고 싶었는데 여차저차 하다보니 또 시간이 모잘라서 급하게 마무리해서 아쉬워요.

작은글씨로 생략하면서 썼는데도 글이 길어지더라구요. 종이한장에 담아내기에는 많은 것들이 있었던 사흘이었어요.

물꼬는 좋은 공간이니까 가면 항상 좋은 사람들 만나고 좋은시간 보내고 그러는데, 이번에는 좋은 시간에서 그치지 않고 가치있고 깊은 시간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앞으로 물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도 가치있고 깊은 시간들을 계속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좋고 편안한 시간뿐만 아니라.


 나흘 중에 어느 밤에 아리샘과 옥샘으로 부터 그동안 물꼬의 역사에 대해서 들었어요. 그런데 그 얘기들이 단순히 '그시절에는 시설도 더 열악해서 진짜 가마솥을 걸어놓고 밥을 했네, 아이들 백명에 선생 서른이었네'하는 후일담이 아니었어요. 누군가의 배움이 고민으로 고민이 신념으로 신념이 실행으로 실행이 실천으로 번져 삶으로 까지 오는, 아주 가슴 뜨거운 역사였어요. 

내가 편안하게 느끼고 쉬어갈 수 있는 지금의 물꼬의 모습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들이 있었고 시행착오가 있었는지에 대해 듣게되어 감사했고,

품앗이로서 완성형(지금의) 물꼬를 누리기에만 바빴던 제 모습을 반성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더불어 물꼬에서, 일상에서 더이상 열정적이지 않았던 것도 반성했어요.

제가 물꼬를 가장 사랑하는 이유중 하나가 좋은 배움터이기 때문인데 어느샌가 그걸 잊고 있었어요. 일상에서도 끊임없이 사유하고 배우는 사람이고 싶었다는 것도요.

가장 중요한것들을 잊고있었는데, 다시 찾게되어 감사하고 힘이 나요.


여러모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생각했던 시간이었어요.. 사흘동안 생기로운 물꼬에서 소중하고 값진 시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해요.

다음에 만날때도 깊이, 존재로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옥영경

2016.04.26 16:43:24
*.90.23.223

하하, '되는 집!'...

염화미소였노니.


그리고, 그 강연 소식을 파리로부터도 들었네.

예년 같으면 파리에 있을 것인디...

잠시 켜서 목소리만 들었더란다.

공유하고 있는 것들이 넓어진다 싶으니 즐거우이.


날 꿍꿍허네.

오늘은, 빈들에서 내가 하고 싶어했던 한 가지, 그거 하였으이. 

그 쉼으로 저녁 수업 준비하는 중.


5월 섬모임, 6월 시잔치로 이어 보겠고나.

잘 지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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