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들어오고 사흘,
소식 한 줄 드리지 못했습니다.
아이들 마흔 넷, 어른 스물 하나(새끼일꾼 넷 더하여)입니다.
날이 퍽 푹합니다.
나흗날인 낼부터는 추워진다지요.
가방 내려놓기 무섭게 눈밭에 나가 걷고 뛰고 뒹굴고,
들에 불 피우고 달고나도 가래떡도 떡꼬치도 은행도 고구마도 구워먹고,
안에서 열린 교실엔 저 하고 싶은 것들 하러 가기도 했으며,
보글보글 요리를 하기도 했지요.
밤이면 무수한 노래들과 긴긴 이야기, 그리고 갖가지 놀이들,
그리고 때로 춤으로 명상을 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 건너 산 아래 눈썰매장을 다녀왔고,
낮엔 구들더께가 되어 방에서 데굴거리며 낮잠도 자고
오후엔 우리가락 신명나게 하다가
밤, 토끼사냥을 다녀왔더랍니다.
남은 날도 잘 지내겠습니다.
아이들 잊은 듯 좋은 시간 되시옵기.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