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22.물날. 맑음

조회 수 12 추천 수 0 2024.07.01 00:38:14


대처 식구네 얼마쯤 머물다 멧골로 돌아왔다.

 

오전에는 PC 앞에 앉았더랬다.

스피커로 음성메모하고 그걸 메일로 보내고 한글파일에 옮겨 교정보고

물꼬에선 요새 그렇게 이틀치라도 pc에 기록하였다.

어제도 했는데, 속도가 조금 빨라졌다.

기록을 단지 메모수준으로만 해왔는데,

말로 기록하기가 되더라니까

그동안 아파서도 못했고,

속이 끓일 일 때문에도 못하였는데.


오전에 서울 출장을 다녀온 기락샘이 오후 내 차를 운전해서 영동행.

정형외과부터 들러 깁스를 풀다.

아직 1주 더 있자는 의사 의견이었으나 빈들모임을 앞두고 풀어야만 했다.

대신 탈부착 보호대 2주 착용키로.

도서관에 책들을 반납하고,

장을 보고,

학교 마당에 부려주고 기락샘은 다시 버스를 타고 나갔다

학교아저씨가 거들어서 이른 저녁밥을 짓고,

같이 저녁을 먹은 현철샘이 달골 올라 비웠던 공간에 청소기를 돌려주었다.

툇마루 바깥 기둥 하나에 개미들이 오르고 있었다

사람이 비우면 그렇게 다른 존재들이 공간을 점하는.


집이라고 오니 좋다.

달골에는 장미와 찔레꽃과 불두화와 사스타데이지들 피고,

처마 아래 몇 해 집을 지어놓고 사는 곤줄박이 다녀갔다.

현관이 어수선했다. 둥지에서 떨어진 마른 풀들...


신경림 시인 떠나셨단 소식.

세상일에 늘 더딘데, 당신 가신 소식은 이리 서둘러 왔다.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가신다더니(낙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낙타가운데서)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길동무하여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태우고 돌아오겠다던 시인.

 등에 내가 타겠네...

 

학교아저씨는 운동장 가장자리의 풀들을 뽑았단다.

주말에 있을 빈들모임 준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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