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29.흙날. 비

조회 수 369 추천 수 0 2023.06.01 23:56:58


학교 마당 서쪽 울타리 쪽이 어수선했다.

어제 교육청 주관, 조경업체가 두어 시간 죽은 나무 세 그루를 베어내고 나간 곳이었다.

벤 나무야 창고 뒤쪽으로 잘 쌓았지만

굴착기가 헤집어놓은 자리는 꺾이고 밟힌 나무들이 그대로였다.

이런 걸 정리하는 것까지 과정에 포함되면 좋을.

다른 공사들도 매한가지다.

물꼬에서 늘 하는 마치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그거,

일들을 해놓고 나간 자리에서 보기 매우 드물다.

이번만 해도 결국 물꼬 손이 가야 하는.

천천히 꺾인 나뭇가지들을 자르고, 쌓고, 정리하는.

 

한편, 어른의 학교에서는 07:30 대해리발 강릉행.

대관령을 넘었다.

지난 11일의 강릉 산불피해 현장을 보다.

이제까지 강릉에서 발생했던 다른 산불들과 다르게

민가지역에서 난 불이었다 했다.

그래서 인명피해도 물적피해도 컸다고.

나무가 부러지며 전신주를 건드려 불이 났고,

건조한 대기와 강한 바람으로 불씨가 인근 산으로 확산된 것으로 짐작한다 했다.

피해지역 여행이 최고의 자원봉사이자 기부라던가.

재난에다 관광객까지 떨어져 이중고를 앓고 있다 했다.

산불 피해로 제대로 된 관광을 즐길 수 없을 거라는 생각도 있겠고,

아픈 현장으로 관광을 가는 조심스러움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터.

화마가 할퀴고 간 경포호 주변은 시커맸다.

숙박지에서 수로 하나를 건너 불에 타버린 건물들이 전쟁터의 폐허 같았다.

불에 탄 소나무가 숙박지 바로 뒤란이었다.

얼마나 겁이 났을까...

몸만 빠져나와 그들이 겪었을 시간을 짚어보며 지금은 좀 어떨까 걱정했다.

통제선이 처져 있고 아직도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피해지로 와서 쓸 만한 물건을 가져가버리는 이들이 적잖다 했다.

 

펜션 인근에 있는 소나무 숲은 피해를 키웠다고.

송진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더하여 솔방울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 큰불로 번지는 주범이 되었다 한다.

기후위기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후변화로 대기와 토양, 산림은 더욱더 건조해진.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강수일수는 줄고 여름 평균 강수량은 늘었습니다.

즉 한반도의 건기(11~4)는 더욱 건조한 날씨로 변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기존에 발생하는 산불이 건조한 날씨로 인해 그 위력을 더욱 더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게 됩니다.’

기후위기는 날마다의 우리 삶으로 들어와 있다.

무엇을 해얄 것인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물꼬의 바깥샘 한 댁에서 묵을 예정이었으나 굳이 숙소를 잡고,

펜션에서 간단히 밥을 먹는 대신 식당에서 밥을 먹는 걸로 이번 일정을 대신하다.

이런 것도 공정여행이라 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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