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옻순을 따왔다
(책 <식객>에서 허영만이 이것을 최고라 쳤었다 기억한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밥상이 푸진 봄날이다.
고추나무나물, 개두릅(엄나무순), 참두릅, 명아주, 개망초, 취, 옻순을 데쳐 무쳐내고
더덕은 생으로 잘라 초고추장과 올렸다.
고등어 굽고 달걀말이 하고.
개망초는 여느 나물보다 흙모래가 많다.
별스런 땅에서 꺾어온 것도 아닌데.
아마도 털 때문일 것이다.
열 차례도 더 씻어야 했다.
오전에는 현관문 하나에 방충망을 설치하다.
부품이 두 개가 남는데,
이건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방충망을 쓰지 않을 때는 문턱을 올리도록 되어 있었다.
뭔가 더 꽉 끼워지도록 만들었을 텐데,
툭 건드리기라도 하면 내려와 버릴 거라.
아마도 거기 쓰일 부품 같은데.
안 해도 괜찮다고? 아니다. 그리 허술하게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쓰임이 있어 들어있을 것이니 찾아 쓰기로.
달골에 만들 목공 작업실을 구상 중이다.
학교에 있는 (숨꼬방 겸)목공실 공간과 합칠.
컨테이너를 두 개 놓고 그 사이에 지붕을 인다.
하나는 농기계 창고로, 다른 하나는 목공실로.
사이는 외부 바깥 목공작업실이 되고,
경사지에 만들 것이니 그 아래는 창고가 될.
생각은 그러한데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변수가 있을 수도.
바느질.
툇마루 커튼 하나 준비한다.
책꽂이의 한켠도 옷가지를 개켜 넣어두었는데,
커튼을 만들어 발을 단다. 말이 발이지 그저 앞을 가리고 늘어뜨린 천 조각.
선배가 직접 꿰매 만든 가방을 하나 선물했더랬다.
그날 마침 입고 있던 치마가 꽃무늬였더랬는데,
잘 어울린다고 꽃무늬 가방을 준.
거기 깔개를 하나 만들어 넣었다, 가방 안이 무겁더라도 처지지 않게.
이 봄에 지어 잘 입고 다닌 치마저고리를 빨아 다림질도 하다.
6월 중국 황궁다법 시연 때 입을 치파오 한 벌도 좀 고쳐 다렸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