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19.달날. 맑음

조회 수 400 추천 수 0 2023.07.24 16:44:30


느티나무 동그라미 곁의 아침뜨락 현판 아래는 줄 하나 수평으로 매놓았다, 빨랫줄처럼.

거기 지붕 있으니

비를 피해 간단한 안내문을 붙일 수 있을.

아침뜨락을 이루는 공간들을 나열한 글을 썼고,

전하고 싶은 어절 몇 개 썼다.

눈뜨자마자 아침수행도 하기 전 그것부터 붙이고 들어왔다.

 

수련 수반을 드디어 손보다.

아침뜨락의 지느러미길 들머리 양쪽으로 있는 수반 가운데 하나.

얼어 깨진 수반이었다.

플라스틱 통을 잘라 갈라진 틈에 붙이고 피스를 박고,

이음새마다 실리콘을 쏘고.

거기 다시 흙 채우고, 다른 수반에 심어둔 수련을 옮길 테다.

현철샘이 한 일이었다.

 

물꼬의 바깥 식구들과 틈틈이 나누었다, 연어의 날 장볼 거리들을.

먼저 물어오거나, 값을 보내거나, 아니면 무얼 가져 오겠다 알려오기도.

'작년처럼 맥주 1.6L 6개들이 두 팩, 괜찮으신지?'

그러면,

'작년처럼 수박 1통도 사갈게요.'

유설샘과 주고받은 문자처럼

다들 이런 식이다.

인교샘만 하더라도 골뱅이를 맡겼더니

국수를 또 같이 주문했더란다. 그것도 계자 때까지 쓸 수 있게.

샘은 늘 (제가)생각한 것보다 뭔가를 더 생각하시는!

국수는 또 다른 이에게 맡길랬는데 딱!’

인교샘한테 보낸 문자라.

휘령샘이며 태희샘이며 참가비를 보내면서 장 볼 것을 더 보태오기도.

 

연어의 날 준비, 하면 이제부터는 거개 잡초(고 하지만 어디 그렇겠냐만) 일이.

달골 밥못과 달못 둘레 예취기를 돌렸고

뒤를 따르며 긁었고,

나머지 손은 손으로 해야 할 자리들 풀을 뽑고.

햇발동은 이불빨래가 계속 돌아가고.

 

점주샘이 왔다!

휘령샘이 왔다, 희중샘이 왔다, 그런 외침에다가

벗인 까닭에 기쁨이 더욱 큰.

달골에 기숙사가 있지만 밥은 아래 학교에서 먹는다.

거기서 밥을 먹는 일은 매우 드문.

어쩌다 밤참이나 가벼운 아침을 먹는 경우가 없지 않앗지만.

특히 음식을 해먹는 일은 거의 없었던.

구두목골 작업실현장이 돌아가던 동안

몇 차례 그런 날이 있었고,

지난 달 빈들모임에서도 그리하였더니

오늘 모두 달골에서 일하고 밥도 달골에서.

화롯불 피워 고기와 생선을 구웠더라.

 

그리하여 연어의 날 밑돌(준비위) 다 모였네: 점주 현철 영철 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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