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19.불날. 오후 흐림

조회 수 487 추천 수 0 2023.10.01 23:57:18


무잎이 퍽 자랐다. 솎았다.

열무김치를 담는다.

풀을 쑤고, 홍고추와 양파를 갈았다. 양이 얼마 되지 않아 고춧가루도 조금 풀어서.

굳이 사서까지 쓰는 홍고추는 아닌데,

요맘때는 거둔 게 있어 그리 쓰인다.

한가위를 앞두고 이렇게 담근 열무김치는

기름진 음식 많은 명절 음식과도 잘 어울리더라.

내일까지 두었다 간을 확인하려. 국간장이나 소금으로.

하룻밤 두는 건 냉장고 들어가기 전 숙성을 시키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소금이 더 풀려야 하기도 해서.

 

간밤에 올해 내는 책의 표본 원고를 넘겼다

주로 밤을 꼴딱 새고 아침 9시에 마감하고는 했는데자정으로 잡았더랬다.

깊은 밤에 깨어있는 시간을 덜 가지려 한다.

그래서 아침을 여느 아침처럼 맞으려.

이른 아침을 맞았다.

달골의 풀들을 잡는다.

아침뜨락에 들어 길을 따라 양 가로 풀을 치고 나갔다.

이번 시기에 안쪽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일단 드나들기에 걸리지 않도록.

너른 곳을 다 하지 못할 때도 염두에 두어

우선 순위를 두고 하는 풀 관리라.

사이집 오가는 길 역시 예취기로 친다, 가장 많이 드나드는 길이니.

대문에서 햇발동 창고동 앞으로 지나오는 길이야 말해 무엇 하나.

그곳이야말로 달골에 오면 반드시 지나치는 길. 깔끔하게 민다.

 

예취기를 내려놓고 전지가위와 톱을 들었다.

아침뜨락 드는 지느러미길 가의 메타세콰이어 가지를 정리해야지.

가슴께까지는 잔가지가 없도록.

스무 그루를 다 치고 가지들을 모아다 멀리 쌓고.

풀도 그렇지만 나무도 울타리 안에서 자라는 건 그리 손이 가야 한다.

한해 한 차례는 돌보아야.

 

, 창고동 앞 꽃밭의 풀은 언제 뽑나. 손으로 정리해야 하는 곳인데,

자꾸 밀린다.

은동이 금동이 끝동이가 아주 풀에 묻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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