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사흘째,
간밤 늦은 시각부터 내리던 비가 느지막한 아침에야 멎었다.
한가위였던 엊저녁에는
학교 식구들이 다 나가서 읍내 작은 영화관에서 영화도 보고 오다; <거미집>(김지운 감독)
차례 지내고, 제기를 들여놓는 일이며 한바탕 정리를 한 뒤 영화관으로 이어진
명절을 쇠는 정석이었다고나 할까.
영화에 관한 영화. 70년대 검열이 절정이던 시절을 그린 제법 매력 있는 블랙코미디. B급 코미디?
영화에 살고 영화에 죽은 <바빌론>(데이미언 셔젤 감독, 2022)이랑 겹쳐졌다.
영화의, 영화에 대한, 영화를 위한 영화였던 <바빌론>처럼
이 영화 역시 감독이 영화산업 종사자들에게 보내는 헌사로 보였던.
요란한 퍼포먼스가 B급 코미디물을 잘 만들었던 감독답게 퍽 재미를 주었네.
부추김치를 담다.
밭에 새로 올라왔던 가을부추를 어제부터 죄 베 오다.
김장할 때까지도 먹을 수 있을 양이겠다.
풀이 짙어 가리는 일이 더 일이었네.
씻는 일 역시 일이었고.
봄부추보다 가늘고, 질기다.
담근 김치를 하룻밤 재웠다 내일 간을 살펴 넣어얄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