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1.물날. 맑음

조회 수 504 추천 수 0 2023.10.24 00:05:55


읍내 어르신 한 분께 채소꾸러미를 건넸더랬다.

애호박국을 끓이다 생각이 나 호박 한 덩이와

마침 농사짓는 벗이 부엌에 들여 준 것들 있어 같이 한 주먹씩 싸서 보낸.


두근두근~

내 생애 이런 맛깔나고

정갈하며

마음실린 선물, 처음 받아봅니다.

삶은 땅콩 먹다가

우리 노부부 감격 먹습니다.

 

그냥,

마냥,

고맙습니다!

옥선생~

 

보내오신 문자 꾸러미야말로 감동이었다.


이웃 할머니께 쪽파도 나누다.

몸이 불편해 밭에도 못가고

마당에 스치로폼 박스에 심은 쪽파가 저 모양이라며 안타까워하시기

마침 가까운 밭의 우리 쪽파가 실해서 한아름 뽑아드렸다.

구운 쿠키도 단 것 좀 드시라 전하고.

요새 그런 생각을 한다.

먼 내 부모 못 챙긴다 한탄할 게 아니라

각자 자기 사는 곳에서 어르신들한테 잘하기.

그러면 내 부모도 누군가 그러지 않겠는지.

곁에 있는 어르신한테 잘하기, 캠페인이라도 벌일까 한다.

 

통이 뭐 없을까요?”

새로 살 일은 아니었고,

당장 휘발유가 필요한데 통을 들고 나오는 걸 잊었던.

패트병에라도 넣어가서 급한 대로 쓰라시며

여기저기서 찾아내 오신 주유소 어른.

다른 때 같으면 차에 탄 채 통만 내려주었을 것인데

통을 찾느라 내렸던 참.

덕분에 이야기가 길었더라.

“**이네 집 샀다며?”

삼거리집 이야기다.

소문이 거기까지?

그러면서 죽은 이에 대해, 한 가정에 대해 알고 있는 이야기를 전하시더라.

시골마을이란 게 아래 윗집에서 사돈을 맺기도 하고,

오랜 시간 서로를 보며 있는 일 없는 일 사연들을 알게 되고.

서로 속속들이 그리들 가까우셨더랬구나.

그 이야기를 나누며 또 서로가 더 가까워도 지고.

멀리 있는 나이 많은 우리가 뭘 하랴,

부모 보내고 서로 의지하며 사는 딸 둘에게 응원을 보내었네.

 

내일부터 사흘은 일찍 마을을 나서서 밤늦게까지 축제장에 있어야 하는.

난계축제, 와인축제에서 하는 부녀회장 봉사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6505 8월 23일, 류기락샘 출국 전날 옥영경 2004-08-25 2049
6504 6월 28일, 그럼 쉬고 옥영경 2004-07-04 2044
6503 39 계자 엿새째 1월 31일 옥영경 2004-02-01 2044
6502 2009. 7.13.달날. 지난 밤 큰비 다녀가고, 두어 차례 더 옥영경 2009-07-30 2040
6501 2007.11.10.흙날. 썩 맑지는 않지만 / 지서한훤(只敍寒暄) 옥영경 2007-11-19 2040
6500 아흔 다섯 번째 계자, 6월 25-27일 옥영경 2004-07-04 2039
6499 6월 15일, 야생 사슴과 우렁각시 옥영경 2004-06-20 2038
6498 12월 21일 불날 맑음 옥영경 2004-12-22 2033
6497 대해리 미용실 옥영경 2003-12-26 2029
6496 불쑥 찾아온 두 가정 2월 19일 옥영경 2004-02-20 2028
6495 10월 13일 물날 맑음, 먼저 가 있을 게 옥영경 2004-10-14 2021
6494 2008. 5.4-5. 해-달날. 비 간 뒤 맑음 / 서초 FC MB 봄나들이 옥영경 2008-05-16 2020
6493 2005.12.19.달날.맑음 / 우아한 곰 세 마리? 옥영경 2005-12-20 2019
6492 <대해리의 봄날> 여는 날, 2008. 5.11.해날. 맑으나 기온 낮고 바람 심함 옥영경 2008-05-23 2018
6491 2011. 1.22-23.흙-해날. 맑음, 그 끝 눈 / ‘발해 1300호’ 13주기 추모제 옥영경 2011-02-02 2016
6490 2014. 7. 6.해날. 낮은 하늘 / 이니스프리로 옥영경 2014-07-16 2011
6489 6월 7일, 성학이의 늦은 생일잔치 옥영경 2004-06-11 2008
6488 125 계자 이튿날, 2008. 7.28.달날. 빗방울 아주 잠깐 지나다 옥영경 2008-08-03 2004
6487 2005. 10.23.해날.맑음 / 퓨전음악 옥영경 2005-10-24 2004
6486 12월 12일 해날 찬 바람, 뿌연 하늘 옥영경 2004-12-17 2003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