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5도의 아침이라더니!
바깥 수반의 물은 얼고, 서리가 눈처럼 앉고.
아침부터 무를 뽑았다.
무청을 데쳐 널었다.
사회적 계층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자본을 연구한 하버드대 라지 체티 교수 연구팀의 한 연구를 듣다.
사회경제적 상태(얼마나 잘살고 못사는지 여부),
사회적 응집성(주변인들과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 여부),
사회적 참여도(자원봉사 같은 사회적 활동 참여 정도),
이런 요소들이 사회적 위치를 이동시키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그 결과 하나는
사회적 상태가 낮은 사람이 좀 더 높은 사회적 상태로 이동하는 데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이 어떤 사회경제적 상태에 있는지가 중요했다고.
잘 사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닌 사회경제적 상태가 낮은 학생들이
성인이 됐을 때 소득이 증가한 것.
가난한 집 아이가 가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컸다는.
그러니까 잘 사는 아이들과 함께 학교를 다니면 잘살 확률이 높아졌다는 거다.
부잣집 친구와 잘 지내는 것이 아니라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중요했다는.
왜?
원인까지 분석해놓은 건 아니었다.
부자 환경에 노출됨으로서 삶의 환경에 대한 기준이 높아진?
그래서 더 잘살기 위한 특별한 노력들을 했다?
그들이 먼 곳의 이야기는 나랑 먼 다른 세상 이야기이지만
가까운 한 반의 아이들의 이야기라면 나랑 무관하지 않고 나도 뭔가 가능한 세상이 되는 것?
결국 높은 기준에 많이 노출된 가난한 집 아이가 나중에 잘 살게 된다는.
얘기인즉 어떤 환경에 노출되는가가 중요하다, 라고도 하겠다.
그 연구를 가지고 쓴 칼럼의 제목
‘아이가 가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면 부자 학교로 보내라’와 다르게
나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하고 싶어지더라.
우리 아이들이 품격 있는 집단을 만난다면 역시 품격 있는 사람으로 길러지지 않겠는지.
품격(品格)이라면 사람 된 바탕과 타고난 성품.
품위(品位)있고 기품(氣品)있는.
우리가 바탕이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물꼬가 품격 있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그 영향이 아이들에게 갈 수 있었음.
삶에 무엇이 가치가 있는가, 그런 삶을 위해 우리가 어떤 격으로 살아갈 것인가,
그런 것에 대해 우리가 잘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