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뭘 알고 있을까.

조회 수 946 추천 수 0 2004.08.13 12:25:00
아들넘들. 생일이 2월생이라고 늘 7살이라고 우기는 큰넘.
아토피가 심한 둘째넘.
이넘들이 요새 아주 살판이 났습니다.
어린이집 방학과 엄마아빠 휴가까지 거은 2주일을 쉬었으니...헌데 엄마아빠인 저희는 죽을판입니다. 끊임없는 요구와 끊임없는 실수와 말짓들.
눈치가 10살인 큰넘은 일부러 일을 저질러 놓고도 실수였다고 말하면 용서해준다는 것을 알고 굳이 실수였다고 변명을 늘어놓고,
작은넘은 어찌나 욕심이 많은지, 뭐든 자기가 먼저고, 자기것이고 , 자기가 할것들이란걸 입에 달고 삽니다. 또 땡깡에 서러운 울음까지 줄줄이 달고 삽니다.
그래서 우리의 휴가는 전쟁과 휴전의 연속이었죠.
하도 화가나고 해서 매도 때리고 협박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그러다 지쳐서 방치도 하고.

그런데 후배의 전화가 왔습니다. 쌍둥이 아들넘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년년생도 이리 어려운데 넌 얼마나 힘드냐고 , 도데체 말을 듣지않는다구, 말귀를 알아듣는것 같은데 돌아서면 또 싸우고 있고....으윽 나 죽겠다고 하소연을 했습니다. 하소연만 하다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후배가 메일을 보냈네요.

5살된 아이를 야단치다가
문득 이제 5살이된 아이가 뭘 알까? 하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35살인 나는 뭘 알고 있는 걸까?
5살이나 35살이나 세상이 자기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 이겠구나!
35살을 먹었다고 항상 현명하고 항상 옳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아이를 키우면서, 이웃과 어울리면서, 나의 행동을 보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언니의 마음이 많이 아프겠어요.
때론 시간이 해결해주기도 하니 조금만 더 견뎌보세요.
저 곧 전주가요.
제가 술 한 잔 살게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 낼 수는 없잖아요.
흘러 가는 것은 그렇게 흘러가게 내버려 두는 것도 때로는 ‚I찮을 것 같은데요.
힘내세요.화이팅!

괜히 눈물이 나더군요. 난 36살인데 7살 먹었다고 우기는 넘보다 많이 알고 세상을 사는걸까.

후배의 메일이 세상을 배우게 하는 교육이 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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