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어디 가셨어?”
학교에 들어서자 낯선 차가 맞았다.
“아저씨는 말야, 나랑 약속을 해놓고...”
“오늘 읍내나들이 가시는 날인데...”
사전투표도 하고 오실 터.
이웃마을 형님 댁 남편 분이 엔진톱을 막 내려놓았다.
물꼬 엔진톱이 영 시원찮았다.
현철샘이 그의 차에 실려 있던 걸 내려주고, 여기 것을 고쳐오겠노라 바꿔갔다.
하지만 그네 엔진톱도 사용자가 익숙치 않아서였는지 어느새 날이 신통찮아진.
아름이 넘는 통나무가 몇 개나 있는데,
학교아저씨는 손을 못 쓰고 있었더라.
얼마 전 그 형님 댁에서 다녀가며 눈여겨보았던 모양.
학교아저씨랑 오늘내일 가운데 들리겠다 했나 본데...
창고로 쓰는 컨테이너 곁에 있던 거랑 농기구집 아래 있던 통나무들을
후다닥 잘라주시다.
“차라도 드시고...”
“신발 벗기 귀찮아요. 내 동생도 와 있어.”
훌쩍 가버리셨네.
파스타가 먹고픈데 먹을 데 없다시기
어느 날 물꼬 낮밥에 초대했더랬는데,
그게 뭐라고 또 이리 갚고 가시었네.
우리는 씨감자를 놓았으나,
강원도에서는 오락가락 비에 땅이 젖어 씨감자를 심지 못해 속이 탄다 했다.
물꼬는 4월 초순에나 놓던 것을 3월 빈들에 사람들 들어와 같이 심게 되면서 좀 서둘렀던.
고랭지 작물까지 덮친 지구 온난화.
여느 때라면 3월 중순 파종해서 거기도 6월 중순 수확한다는데.
장마기간에 집중호우까지 내려 올해 감자 농사 망칠까 걱정이라지.
감자는 기상변화의 영향을 덜 받는 작물이다.
전 세계에서 감자가 중요한 식량 자원인 것도 그 때문이지 않을지.
시카고에서 살 적 자주 그런 농을 했더랬다.
“결코 혁명이 일어날 수 없을 거야.”
농산물이며 식빵이며 먹을거리가 너무 싸서.
감자는 그 으뜸이었다.
강원도는 22년 여름에도 감사농사를 망쳤다 한다,
나흘 이상 기록적인 큰비에 밭이 잠겨서.
수확기 집중호우만이 걱정인 게 아니었다. 높은 기온도 문제.
기온이 올라 고온다습해지면 병충해 피해도 느니까.
과거 고랭지 작물을 재배하던 정선이 지금은 사과 재배지로 탈바꿈했다 한다.
10년 전 감자밭에서 이제 사과를 키우는 거다.
국내 감자 재배면적이 10년 전에 견줘 4분이 1이 준.
2011년 62만 1천 톤 생산되던 감자량이 2022년 48만 1천 톤.
온난화로 농산물 재배지도가 그리 변하고 있다.
그것은 물꼬가 작으나마 ‘기후행동변화’에도 후원금을 보내고 있는 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