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14.불날 / 2005학년도에 있었던 일련의 갈등에 대해서

진창이지요, 요새, 물꼬 홈페이지 구석이.
12월에 나간 학부모가 잡지 민들레에다 전화를 했다 합니다.
그리고 그 잡지는 달포동안 나간 다른 학부모들과도 나간 까닭을 모았다지요.
그 기사로 가난하다는 민들레가 책이 좀 더 팔릴 수 있으면 좋겠고
늘 이곳저곳 소식이 궁금한 이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면 좋을 일입니다.
그 잡지가 제대로 이런 공간들을 알리는 곳이 정말 맞다면
균형을 위해 물꼬도 잘 살펴보겠지요.

상설학교로 문을 열고 삼년차로 접어듭니다.
가난한 산골살이 말해 뭣 할려구요.
고생이 없지야 않았겠지요.
하지만 지난 두 해 아이들이랑 만든 정토가, 천국이, 우리를 살게 해주었습니다.
이걸 부정하신다면 서슴지 않고 나뿐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들의 문제는 아이들과의 문제가 아니라
어른들끼리의 문제였던 거니까요.
아무렴 물꼬도 나아지겠지요.

우리 아이들 보기 부끄러울 일입니다.
"어른들이 왜들 저러시지?"
할 말이 없지요.
"그대는 왜 그러십니까? 무엇을 위해서?
이미 떠난 곳을 뭐 하러 미움을 안고 계속 돌아보고 또 돌아보시는지요?"
이제 좀 고만 했음 좋겠습니다, 민망합니다.
그래도 고맙습니다.
분명 고생하신 부분들이 있고,
그토록 예뻤던 우리 아이들의 아비 어미였으며,
이 질퍽거리는 진창을 걷는 과정을 통해 우리를 강건케 해주었으므로.

이런 일이 주는 긍정적인 측면은 상황을 분명히 해준다는 데 있을 것입니다.
물꼬의 지향과 학부모들에게 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분명해지는 거지요.
"무상교육!
삶터와 배움터는 하나여야 한다!
부모와 학교의 아이들에 대한 안이해지지 않는 도움(헌신이랄 것까지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어찌 키울 것인가 하는 냉정하고 솔직한 자신의 요구!
'스스로를 살려 섬기고 나누는 소박한 삶,
그리고 저 광활한 우주로 솟구쳐 오르는 나'라는 이념에 드러난 물꼬의 교육!"
2007학년도 입학대상은 더 철저하게 지역 중심으로 가겠지요.
같이 갈 수 없는 이들과 불필요한 공존은 이미 차고 넘쳤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보는 명확한 계기이며
꼭 거쳐야할 시간이었겠지요, 어릴 때 앓았던 홍역처럼!
앓는 상황에서야 힘들겠지만 지나쳐갈 날이 오겠지요...
아무쪼록 떠난 부모님들이 찾아가신 좋은 길, 우리 아이들과 평화롭기를,
그리고 물꼬도 제 길을 잘 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물꼬에 그늘이 되어주시는 논두렁분들과
기꺼이 손발이 되어주시는 품앗이분들께
(아름다운 지지자 새끼일꾼들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한 물꼬의 서투름에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훌륭한 보탬이 허투로 새지 않게 잘 살겠습니다,
아이들을 하늘처럼 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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