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11.흙날. 오후 흐림

조회 수 30 추천 수 0 2024.06.22 04:00:32


식구들은 삼거리 마늘밭에 풀들을 뽑고 있었다.


손톱을 깎았다.

그걸 또 쓰고 있다.

그런 것이 문자가 되는 날이 있다.

성한 한 손으로 다른 쪽을 깎고,

다른 쪽은 타인의 손을 빌린다.

아이의 손톱을 깎아주던 시간이 떠오른다.

혹 살점을 찍게 될까 어깨가 잔뜩 뻣뻣해졌던.돌볼 사람이 있을 때 우리는 떠날 수가 없다.

세상을 버릴 수도 없다.

아이를 돌보며 한 바다를 건너왔던,

엄마가 되어본 귀한 시간이 있었다.

그 마음이 아이들을 떠나지 않게 했다.

아이들을 만나는 세월에 세상이 다 변해도 지키고픈 그 마음.


 

그대에게.

안부를 물어주셨고나.

응급실을 두 차례나 갔더라는 소식이 먼 그곳까지 닿았네, 그려.

무탈함이 어떤 것보다 귀함을 알게 되는 날들일세.

떠난 이가 마지막까지 사람들을 불러 모아

서로 인사를 나누게 하는 빈소의 덕처럼

병상이 또한 그러하네.

이런 날이 있으니 인사를 또 나누게 되이.

고마움... 참 사람살이 이치가 늘 놀라운.

이른 아침부터 정형외과를 다녀왔네

중간점검.앞서의 깁스를 풀고 어깨 아래 팔뚝까지 깁스형 보호대를 착용하게 돼

옷이랑 팔이 일체형이 되었네.

전보다 움직임이 더 둔해졌을세.

이러면 이런대로 생이 흐르고,

움직여 얻는 것들 못잖게 움직이지 않아 얻게 되는 것들이 있을.

오늘은 이런 문장들을 쓰는 중이었네.

소비만 일어나는 날을 보내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간다.  없이 간다.

이렇게 살아도  생이  거다.

 하지 않으면 쌓는  없을 거고 

쌓아지는  없으면 불안으로 처리되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금은 그냥 흘러가도 괜찮다. 나이 덕이라고 하자.

이러다 무엇을 하게 되거나 영영 하지 않게 되거나.

그래도  생은 흘러갈 것이다.

세상은 악도 적지 않아서

 나쁜 사람들이 뭔가를 하지 않으면 악적으로 훨씬  넓어질 것.

 나쁜 사람 쪽에 서야  괜찮은 방향으로 세상이 지속되지 않을지.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뭔가 순한 방향에 보탬이 되는 걸음을 걷고자 할.  

아마도 그건 사랑일 것이다.

앞으로에 대한 기대가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를 앞지른다.

그러면 사람은 또 산다.’

그렇게 살고 있네, 살 것이고.

그대도 그리 살아서 우리 좋은 날 보기로.

부디 건강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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