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5.12.해날. 맑음

조회 수 30 추천 수 0 2024.06.22 04:02:48


비가 무척 많을 것이라고 예보되었으나 날은 짱짱했다.

아버지가 자전거를 타고 간다

큰아들이 그보다 작은 자전거를 타고 따르고 있다.

! 또 자전거가 나타난다

그 형아를 따라 뒤에서 동생이 아주 작은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고간다.

아버지가 뒤를 돌아본다.

 아들이 뒤를 돌아본다.

막내는 앞을 보며 그 눈을 얼른 마주치고는 더 힘껏 달려간다.

 얼마쯤 뒤에 그들을 좇아 바삐 뛰어 가는 여자가 시야에 나타난다.

따라가는 엄마(이거나 고모이거나 앞선 그들과 분명 관계있을 이).

인구 절벽을 걱정하는 시대, 위로가 되는 장면이었다.

우리의 오늘을 잠시 안심시켜주었다.


맥없이 자꾸 마음이 미끄러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다.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시간은 가고,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서  생이 끝날 수도 있겠다.

시작은 깁스를 한 팔이고, 그래서 뭘 잡고 일이 되지가 않고,

그리하여 다소 우울감이 밀려드는.

그렇다고 무기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나쁜 짓하지 않으므로 나쁜 쪽으로 키우는 것에 힘을 보태지 않는,

그것만도 의미가 있다.

좋은 쪽으로 세상이 가도록 하는 데 힘을 거들 일이 있을 것이다.

먼저 건강해야겠고,

좋은 생각을 해야겠고,

힘이  있어야겠고,

하여 몸부터 살필 일이다.

우울해지거나 슬퍼지거나 화가 나거나 짜증 나거나,

그건 세상에 보태는 기운도 나쁘게 하는 것이겠다.

정녕 건강해야겠구나, 좋은 세상을 위해서도 그것은 필요하다.

초조해 하지 않고 

그-저 있었다.

 

미끄러지는 마음의 끝에 마주치는 내가 있다.

반복되는 마음의 길,

내가 살려고 만들어왔을 태도,

내가 살아남으려고 그랬듯

그대는 그대대로 또한 살고자 자신의 방식을 선택했을.

우리 모두 살아남은 건 바로 그 선택들 덕이었다.

그대를 이해하듯 나 자신도 이해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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