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를 읽고... - 박진숙

조회 수 966 추천 수 0 2006.04.26 16:09:00
* 일련의 민들레 일에 대해서 신입밥알님들이 각자 생각을 정리해서 밥알게시판에 올린 글입니다. 동의를 얻어 드나나나 게시판에 올립니다. - 자유학교 물꼬

민들레를 읽고..


올해 영동 대해리에 귀농을 해서 8살 종훈이를 물꼬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 입니다.
귀농을 결심하고 귀종지를 찾는 과정에서 물꼬를 알게 되었고 아이 아빠는 귀농을 결심하고 하던일을 다 정리한 상태였기 때문에 학교와 학부모의 갈등으로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기 전부터 물꼬에서 살다시피 하였습니다.
저와 아이도 시간만 나면 물꼬로 내려 갔지요.
아이도 본능적으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은듯 한없이 자유로와 보였고 아이 스스로도 자기를 물꼬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마음 먹었지요.
남편은 물꼬에서 지내며 아이들이 그만두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럼에도 흔들림 없이 공동체 식구들이 하루하루 살아내 가는 모습을 보며 꼭 도인처럼 보인다는 말을 여러번 했습니다.
저도 물꼬를 여러차례 방문하면서 느꼈던 점은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을까? 무슨 목적으로?
아이들을 향한 저 무조건적인 사랑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과연 나라면 저렇게 살 수 있을까?
제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지요.
솔직히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의 입학 과정을 거치면서 제 자신을 깊이 들여다 보는 시간이 되었고 아이를 물꼬 학교에 보내면 힘은 들겠지만 내게 있어서도 의미 있는 삶이 되겠다. 학교에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깊이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떠난 학부모들의 기준으로 "학교에 할 만큼 했다." 하셨는데 아이들을 가르치고 건사하는 나날의 삶을 꾸리는데 1단에 하루, 이틀 내려와 힘을 보내는 것은 구조상의 한계가 있지 않았나 생각 합니다.
산골 공동체 배움터 자유학교 물꼬를 만들어 가는데 공동체 식구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 하면서 "왜 어른들은 민주적 관계 속에서 학교와 이야기를 할 수 없는지 깨닫게 되었다."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축이 붕괴된 학교가 제대로 설 수 없겠다."하셨는데 그 한축을 메꿔 가며 나날의 삶을 살아 가려합니다.
민들레를 통해 공개적으로 "버림 받은 참혹한 심정 입니다."감정을 표현 했는데 꼭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저 또한 새로 학부모된 입장으로써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데 애쓰려 합니다.
지금 조릿대 집을 잠시 빌려 쓰고 있는데 떠나신 학부모들의 손길이 느껴질때마다 너무 고맙고 가슴이 아려 옵니다.
떠나신 학부모님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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