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길가에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도란도란 서서 웃고 떠들다 문득
바람이 땃땃하구나 느껴 하늘을 보니
햇살이 조금은 뜨겁다 느낄 정도로 내리쬐는,
어느덧 봄날입니다.
바람도 이미 누그러들대로 누그러들어
훈훈한 봄내음을 풍기는데,
그에 벚꽃잎들이 푸르르르 날리는 걸 바라보고 있자니
드디어 봄이 오긴 왔구나 싶습니다.
유난히도 늦은 봄소식입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목련, 개나리, 벚꽃
봄꽃들이 온통 한꺼번에 피어있는 이번 봄날은 유독 더 화사합니다.
친구들은 떨어지는 꽃잎을 잡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제는 믿지도 않는 이야기를 괜히 하면서 이리로 저리로 뛰어다닙니다.
얼마전 해질무렵 친구들과 찾았던 한강은
아직 꽃도 피지 않고 조금은 쌀쌀해
아직 봄이라 하기엔 약간 이르다 싶었습니다.
그래도 맥주를 하나씩 들고 강가에 바로 붙어앉아
수다를 떨고
바닥에 드러누워 하늘을 보며
노래를 부르고
깔깔거리던 우리는 한참 봄날이긴 했습니다만.
통기타가 아쉽다며 서로들 탄식을 했었죠.
예, 그렇게 저는 좋은 봄날입니다.
좋은 봄날이구나.
여기도 번지는 봄꽃들이다.
이야기 한번 나누기가 이렇게 힘드네.
그 때 '긴히' '하겠다던 얘길 여태 못했으이.
하기야 그러다 날아가버리면 또 그만일 테지.
온다 했는데, 오라 못한 얼마전이었을세.
올 날 있겄지.
소식 퍽 반가우이.
가끔 그리 소식다고, 너무 고즈넉한 이곳이니.
행복해라, 이미 그러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