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18.흙날. 맑음

조회 수 1108 추천 수 0 2009.04.29 00:28:00

2009. 4.18.흙날. 맑음


달골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길,
장미딸기꽃 폈습디다.
그 꽃들이 딸기를 끌어올 테지요.
딸기 바글거리면 우리는 오며 가며 풍성할 것입니다.
효소도 담고 술도 담고 잼도 만들고...
그 많은 딸기를 올해도 못다 먹고 늦은 봄날이 갈 테지요.
너도나물도 민들레도 질경이도
원추리도 쑥도 냉이도 꽃다지도 돌나물도
다 못 먹고 가는 이 사월처럼.
가끔은 사람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이 두메에서.
허나 이렇게 자연이 들어차 있어 주는 복스럼에 견주면
참으로 하잘 것 없는 아쉬움이다마다요.

대전을 나갑니다.
달마다 치과를 가는 아이가
마침 춤명상을 하러 따라나섭니다.
네 시간을 내리 하는 춤이 쉽지만은 않을 텐데
그래도 늘 이 산골에서 하던 가락이 있어선지
어렵다 지루하다 않고 곧잘 따라하고 있었지요.
마이클 호페의 음악과 독일 바이에른 지방 전통 음악,
그리고 해금 연주며들을 배경으로 하였습니다.
신문을 봤다며
보성에서 삼척에서 산청에서 찾아온 이들이 함께 했지요.
다들 그런 소망을 담고 있었던 모양이지요,
명상류들에 발 담그고픈.
한 때 대안학교처럼 그리고 공동체처럼
이 시대는 명상으로 사람들이 몰리나 봅니다.

빈들모임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집니다.
해마다 4월에 하던 큰 행사를 접고
그 여력을 달마다 조금씩 나누어
물꼬에서 하는 생각 혹은 물꼬가 사는 삶을
나누려는 자리이지요.
아이들도 같이 올 수 있지만
‘어른의 학교’ 같은 거라고 하면 더 어울릴까요.
오는 4월 빈들모임엔
계자를 다녀가던 친구가 부모님과 동생과 오고
새끼일꾼으로 두 아이를 보내오는 부모님이 막내아이랑 오고
너무나 아끼는 제자의 남자친구가 오기로도 합니다.
넓혀지는 연들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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