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자 네쨋날 1월 8일

조회 수 2184 추천 수 0 2004.01.09 14:03:00
< 계자 네쨋날 1월 8일 >

저녁이 되니
샘들도 드디어 곤함을 느끼는 게 역력합니다.
하루재기하는데
하품을 여럿 하네요.
아이들도 아픈 녀석들이 나옵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게지요.
살던 곳과 워낙에 다른 일상공간이어서도 그렇겠고,
도시에서 살던 리듬보다 이른 아침에 깨기 때문이기도 하겠고,
그래서 이곳의 하루가 아주 긴 까닭이기도 하겠습니다.
밥굶기를 해보면 체력이 확 떨어지는 지점이 있는데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몸 어느 구석 아팠던 부위가 서서히 회복되는 느낌이 옵니다.
실제 단식 뒤 아픈 곳이 낫는 경험도 어렵지 않게 가질 수 있지요.
우리 아이들도 이 '고비'를 넘기면,
몸 안에서 자연 치유력이 발현할 기회를 줘보면 말입니다,
야성이 되살아나
보다 강건한 몸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나흘째가 되니 먹는 것에도 변화가 큽니다.
끊임없이 냉장고 문을 여닫는 것과 달리
예선 일정한 시간에만 배를 채웁니다.
아이들 먹는 밥 양이 차츰 늘어나고
먹지 않던 것에도 입을 댑니다.
생태적 관점에서 고기를 먹지 않으려는 이곳에선
육류가 주는 영양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며 아이들 밥상을 차리고 있답니다.

달빛은 여전히 교교하구요
우리는 달빛 이고 밤마실을 나갔습니다.
본동 삼거리를 지나
예전 서낭당이 있던 자리 대해리 쉼터 지나
저 건너 농로를 따라 산기슭을 향해갑니다.
우리 말고도 세상을 채우는 것들에 귀기울여보고
마음도 열어보고
모두 바램을 담아 달을 올려다보는데,
한참을 올려다 보는데,
아이들이 그렇게 오래 고요할 수 있다는 것에
언제나 놀라고 말지요.
나를 넘어
갈라진 나라가 하나되게 주셔요,
가난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방을 허락해 주셔요,
슬픔에 쌓인 이들에게 웃음을 주셔요,
함께 하는 바램도 잊지 않습니다.
잘 알지 못하던 이와 짝을 이뤄 띄엄띄엄 돌아오는 길,
어깨로 내려앉은 달빛과 어우러져 서로도 한 풍경을 이룹니다.
아이들이,
이 느린 시간이 되려 오늘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전하기도 하네요.

오늘은 나영이 생일이었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나영의 아버지로부터 축하 전화도 녹음되어 있더이다.
부엌샘이 셋이나 되니
떡케Ÿ恙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46 성현미샘 옥영경 2004-01-11 2616
45 계자 여섯쨋날 1월 10일 옥영경 2004-01-11 2327
44 계자 다섯쨋날 1월 9일 옥영경 2004-01-10 2360
43 운동장이 평평해졌어요 옥영경 2004-01-09 2269
» 계자 네쨋날 1월 8일 옥영경 2004-01-09 2184
41 계자 세쨋날 1월 7일 옥영경 2004-01-08 2211
40 계자 둘쨋날 1월 6일 옥영경 2004-01-07 2228
39 아이들이 들어왔습니다-38 계자 옥영경 2004-01-06 2598
38 장미상가 정수기 옥영경 2004-01-06 2577
37 지금은 마사토가 오는 중 옥영경 2004-01-06 2348
36 박득현님 옥영경 2004-01-06 1918
35 새해맞이 산행기-정월 초하루, 초이틀 옥영경 2004-01-03 2472
34 해맞이 타종식 옥영경 2004-01-01 1899
33 6157부대 옥영경 2004-01-01 4870
32 대동개발 주식회사 옥영경 2004-01-01 2684
31 대해리 마을공동체 동회 옥영경 2003-12-26 2385
30 노래자랑 참가기 옥영경 2003-12-26 2440
29 경복궁 대목수 조준형샘과 그 식구들 옥영경 2003-12-26 2641
28 대해리 미용실 옥영경 2003-12-26 2041
27 '서른 즈음에 떠나는 도보여행'가 박상규샘 옥영경 2003-12-26 2434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