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3. 8.달날. 잠깐 눈발 날리다

조회 수 982 추천 수 0 2010.03.21 14:19:00

2010. 3. 8.달날. 잠깐 눈발 날리다


식구들이 감자밭을 만들고 있습니다.
밭작물들을 돌려가며 심지요,
그래야 골고루 양분을 들일 수 있겠기에.
올해는 호두나무 아래 밭에 감자를 심으려합니다.
마른풀들 다 긁어모아 치우고 갈아엎었습니다.
오후엔 방아도 찧었다지요.

아이 외할머니가 챙겨주신 것들을 싣고 남도에서 돌아왔습니다.
바로 해먹을 수 있게
푸성귀들을 일일이 다듬어주셨습니다.
밑반찬들도 있었지요.
젊은 친구들이 수행하러 들어와 있다 하니
그들 좋아할 만한 것들도 따로 챙겨주셨습니다.
나이 먹어도 늘 어머니 그늘에서 살아갑니다려.

고속도로로 올라오는데 세 차례나 뜨금했지요.
졸음운전!
흐린 하늘을 업고 나흘째 먼 길들을 운전하고 다녔습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아주 긴 길을 달렸는데 말입니다.
종일도 무지 졸렸습니다.
아고, 일정을 잘 잡아 써야겠습니다, 일 나기 전에.

식구모임이 있는 저녁입니다.
물날 하는 것을 사정이 있어 이 주는 옮겼지요.
머무는 이들을 위한 안내가 있습니다.
지난번 부산 미성이네가 머물 적
나눈 이야기들이 좋은 선례가 되고 있지요.
나랑 맞을까를 고민하지 말고 맞추어라,
내 집이란 편함보다 남의 집이거니 하는 긴장으로 지내라 합니다.
세상만사 맘먹기 나름이지 않더냐,
마음을 고치고 또 고치면 다 지내진다고도 했지요.
“집에서는 잘 안 챙겨먹는데,
세끼 꼬박꼬박 챙겨먹는 일도 힘든 일이구나...”
선아는 그런 생각들었답니다.
일상을 살아내는 일이 곧 수행인 이곳이지요.
아침엔 전통수련으로 수행하고
낮엔 일로,
그리고 저녁엔 읽는 책으로 수행합니다.
같이 읽을 책들도 나누었습니다.
이어 최근
이곳에 오는 젊은 친구들에게 한참 나누는 이야기들을 반복했지요.
‘지나간 나는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의 내 모습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중요하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자!’
그런 이야기들 말입니다.
서로가 상생하는 시간들이길 소망합니다.
소사아저씨의 마지막말,
‘물꼬, 많은 힘이 도와준다.
눈에 안 보이는 힘이 도와준다.
안 되는 일이 좋은 일이 되고,
비 오면 다른 데는 안 좋은 비인데
우린(우리에게는) 좋은 비가 되고,
하늘님, 물꼬님, 대해리님, 어데고 우리의 님이 있다.’
그러니 이 좋은 곳에서 좋은 기운을 나누자는 거지요.
고마운 말씀이었습니다.

혼례기념일 선물이 닿았더랬지요.
물꼬에 정신없이 살아낼 때 기락샘이 큰 울타리가 되어줍니다.
제가 강의를 나가거나 하여 들이는 것들도 다 물꼬살림에 더하고 나면
그는 절위해 든든한 뒷배가 되어줍니다.
고마운 사람입니다.
‘고마움을 잊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계속하기 어렵지 않지요.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물꼬에 주시는 손발들 또한 그러합니다.
고마운 당신들이십니다.
고마움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갚으면서 살아가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sort
3044 2009.10.31.흙날. 흐려가는 오후 옥영경 2009-11-13 979
3043 2009.11.26.나무날. 짙은 안개 옥영경 2009-12-06 979
3042 2009.12.24.나무날. 안개 자욱했던 아침 옥영경 2010-01-02 979
3041 4월 몽당계자 여는 날, 2010. 4.23.쇠날. 밤에 찾아든 굵은 비 옥영경 2010-05-10 979
3040 2010. 9. 6.달날. 구름 꽈악 옥영경 2010-09-18 979
3039 2011. 2. 5.흙날. 맑음 옥영경 2011-02-23 979
3038 11월 빈들 이튿날, 2012.11.24.쇠날. 맑음 옥영경 2012-12-08 979
3037 2012.12. 2.해날. 눈 내린 이른 아침 옥영경 2012-12-12 979
3036 2005.11.19.흙날.맑음 / 악은 왜 존재하는 걸까 옥영경 2005-11-21 980
3035 2010. 4. 1.나무날. 비 내리다 갬 옥영경 2010-04-17 980
3034 2010. 4. 2.쇠날. 맑음, 바람 많은 옥영경 2010-04-18 980
3033 157 계자 여는 날, 2014. 1. 5.해날. 맑음 옥영경 2014-01-07 980
3032 2017.12.2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18-01-17 980
3031 2010 여름 청소년 계자 닫는 날, 2010. 7.18.해날. 갬 옥영경 2010-07-28 981
3030 2012. 6.25.달날. 흐림, 장마 가까운 옥영경 2012-07-08 981
3029 2012.10.31.물날. 맑다 밤비 뿌리다 옥영경 2012-11-12 981
3028 9월 빈들모임 여는 날, 2009. 9.25.쇠날. 맑음 옥영경 2009-10-06 982
3027 2009.10. 7.물날. 수상한 날씨, 가 오늘이었네 옥영경 2009-10-23 982
3026 2009.10.16.쇠날. 맑음 옥영경 2009-10-28 982
3025 2010. 4.18.해날. 흐린 오후, 빗방울 드는 저녁 옥영경 2010-05-08 982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