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27.불날. 사계절이 다

조회 수 950 추천 수 0 2010.05.17 17:12:00

2010. 4.27.불날. 사계절이 다


날이 어찌나 소란하던지요.
봄인가 싶더니 구름 사이로 해 쨍하며 여름 흉내 좀 내다가
바람 불며 싸늘해지고
그리고 초겨울마냥 을씨년스러웠답니다.
그래도 오는 봄을 어이 막을지요.
겨울을 지낸 표고에서 봄이라고 표고가 돋아 연일 따내고 있고,
한편 봄나물들을 캐 와서 밥상에 올리고 있답니다.

저녁 6시, 영동생명평화모임이 있었습니다.
김종근님이 발제를 맡으셨습니다.
요즘 거창으로 본거지를 옮긴 정봉수샘도
이 모임을 위해 올라오고 계시지요.
'죽음 너머'.
죽음을 뛰어넘는 게 무엇일지요,
그 너머엔 무엇이 있는 것일까요?
아주 종교적인 물음을 주제로 삼으셨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그런 의문의 시간들을 지날 수 있었는가,
일종의 고백의 시간이었더랍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명상의 시간이 주어주기도 하였지요.
모두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고,
그리하여 다음 모임도 같은 주제를 이어가보기로 하였답니다.
김종근, 손석구, 양문규, 이영현, 정봉수, 최아선, 옥영경, 류옥하다가
함께 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한 손석구님이 땅두릅을 나눠주셨고,
물꼬는 마침 나오는 표고버섯을 나누어드렸답니다.

"내가 말이야, 집을 지을려고 하면서..."
거창에서 새로운 땅을 일구고 계신 정봉수샘,
그렇게 통나무 짓는다는 사람들을 만났더라지요.
"정용보라고 알지?"
"어, 선생님이 용보형을 어찌 아신대요?"
"내가 영동서 왔다 했더니 물꼬를 알더라고.
그래서 '길'을 보여줬지."
'길'이라면 영동지역을 알리기 위해
작년에 군청에서 제작한(아직 배포는 덜된) 홍보책자입니다.
선배이지요, 직계는 아니지만.
은사님의 초임지 제자여 만나게 된 연이랍니다.
물꼬에도 와서 손 보태준 적 있었더랬습니다.
반가웠지요.
사람 관계가 그리 저리 다 얽힙디다.

영화 <똥파리>를 보았습니다.
너무 바쁠 5월 한 달을 앞두고
4월 마지막에 갖는 여유쯤이라고나 할까요.
가정폭력이 어떻게 재생산되는가를 다루었습디다.
감독이면서 주연을 맡은 양익준처럼 영화는 아주 단단했지요.
강렬하더군요.
건강한 방식의 '표출' 혹은 '표현'에 대해서도
오래 생각하였답니다.
잘 만들었습디다.

씨앗들을 샀습니다.
그건 '내일'을 준비하는 거지요.
또 내일을 살아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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