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해날. 맑음

조회 수 1030 추천 수 0 2010.05.19 17:22:00

2010. 5. 2.해날. 맑음


"여기 흙을 깎아내고 땅을 좀 넓게 쓰지 뭐.
그 흙은 저쪽으로 쌓아 집 지을 때 쓰고..."
달골을 다시 돌며 무운샘은
제자의 집에 대한 생각을 막 뻗어내십니다.
며칠 묵으시는 양양의 구들연구소 무운샘은
오신 걸음에 보태주실 말씀이 많기도 하시지요.
당신의 그 생각은 현실이 될 것입니다.
생각을 실상으로 재현해내는
몇 안 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분이신 당신이랍니다.
"저기 호두나무는 가지를 잘라.
그래서 농사용 전신주를 이 쪽으로 옮기고..."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둘러보기이지만
점심에 다 이르러서야 떠나게 되셨지요.
무운샘 지혜샘과 함께 순임샘도 그렇게 같이 대해리를 빠져나갔답니다.
뭐라도 더 차려드릴 걸,
늘 아쉬움이지요.

5월에는 한 초등학교의 특수학급에서 내내 보낼 일이 있고 보니
괜스레 노는 일도 다 해놔얄 것만 같지요.
영화 두 편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시 두 편을 같이 생각했더랬지요.

영화 하나; 크쥐시토프 키에슬롭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내 영화에서 사랑이 큰 가능성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랑이 거기 있다는 겁니다."
우리에게
빛과 소리의 황홀하고도 의미심장한 축제를 보여주었다 평해지는 거장의 영화는
다시 보고 있어도 그 감동 여전히 크게 여울졌습니다.
같은 제목의 최감수님의 시가 있었지요.
'개나리 꽃망울들이
햇빛 속으로 막 터져 나오려 할 때였던가'
'햇빛들이 개나리 꽃망울들을 들쑤셔
같이 놀자고, 차나 한잔 하자고' 했던 날
'햇빛이 개나리 여린 꽃망울을 살짝 뒤집어//
개나리의 노란 속살을 엿보려는 순간'
아주 오래 만나오던 것처럼 지나던 한 여자를 그만 사랑하게 되었다는 화자는
개나리 꽃이 피어도 그 여자가 지나지 않아
개나리 꽃이 다 떨어져도 흐린 창가에
봄이 올 줄 모른다 했더랬습니다.

영화 둘;
'박하사탕'의 조연출을 맡았던 변승욱 감독의 <사랑할 때 이야기하는 것들>.
"참 쉽지가 않네요."
큰 빚을 남기고 간 아버지로 생이 무거운 여자와
정신지체 형으로 삶이 녹록치 않은 남자가 좀 해보려는 사랑이야기.
'저마다 등짐을 짊어진 수많은 사람들이
상대방까지 거드는 수고를 감수하고도 열심히 사랑을 하고 있는 셈이다.'
어느 평자의 이야기가 속을 파고들었던 영화입니다.
헨리 비숍의 '즐거운 나의집' 노래처럼
그들은 같이 즐거운 집을 일구려나요.
그리고, 황지우의 <늙어가는 아내에게> 한 구절을 생각했지요.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어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아이가 머슴살이 가는 날입니다.
저녁에 갔다가 달날 하루를 온전히 일하고 돌아오지요.
황간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간 사람들이 연락이 안닿네. 잘들 가셨을라나..."
"그 사람들이 걱정이 아니라 우리가 더 걱정인데요, 이 속도로 가면."
아이 때문에 또 웃는 밤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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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2.해날. 추움. (내가 존경하는 인물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인물들이 있다. 지금부터 그걸 소개하려고 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로마의 통치제도를 현실적인 제정으로 바꾸려고 한 인물. 유머감각, 언어감각, 군사적 재능. 집에 대한 색다른 시각 등을 갖고 있음.
광개토대왕-고구려의 국력을 크게 키우고, 영토를 넓힌 인물. 용감했고 우리 민족의 위상을 크게 떨쳐주었음.
세종황제-한글을 만들고 문학에만 치우쳐있던 조선을 기술의 세계로 가게끔 한 인물. 백성을 먼저 생각하였고 현명하였음.
정조황제-여러가지 기술을 개발하고,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루어내려 한 인물. 서양의 문물도 꺼림없이 받아들이고 기술발전을 하려 애썼음.
노무현-지방도 수도권과 같게 하려 하고, 진보적 생각을 가지고, 옳음을 위해 상류층과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은 인물.
이상이다.
순위를 매기자면 1. 노무현 / 2. 세종황제 / 3. 율리우스 카이사르 / 4. 광개토대왕 / 5. 정조황제이다.
휴~ 순위 매기기가 참 어렵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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