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4.불날. 초여름 같은 이틀째

조회 수 976 추천 수 0 2010.05.23 15:33:00

2010. 5. 4.불날. 초여름 같은 이틀째


초여름 같은 날씨가 어제를 잇습니다.
포트에 옥수수, 호박을 심었지요.
벌써 3월에 넣고 4월에는 심었을 것들입니다.
가리배추와 강낭콩을 넣을려고
밭도 두어 고랑 패두었습니다.
오후에 소사아저씨는 거기 퇴비를 뿌리고
강낭콩 밭에 지줏대도 일찌감치 세워두셨다지요.

다른 학교 아이들과 보내고 있는 이틀째입니다.
다른 샘들의 수업을 참관하고
오후에는 아이들과 종이접기를 하였습니다.
이야기를 따라 바다 속 풍경에 물고기를 접어 붙였지요.
“물고기의 눈도 그리자.”
그런데 한 친구, 물고기에 눈을 두 개 그려 넣습니다.
우리들의 물고기의 다른 눈은
보이지 않는 저 쪽 편에 있었지만,
이 친구의 물고기는 보이는 면에 다 있었던 거지요.
아하, 그랬던 겁니다.

업무를 정리하고 기록하는데 두어 시간은 족히 흐릅니다.
교사들이 업무처리에 진을 뺀다더니
짐작 못할 일이 아니더군요.
그런 일에 밀려 정작 수업이 소홀할 수도 있겠구나 싶데요.
오죽했으면 교육부가 없어야 교육이 될 거란 속설이 다 있겠는지요.

오늘 교실에서 한 동안 멈춰있다는 비디오를 뜯었습니다.
“산골에 살면 이런 것도 다 해보게 돼요.”
사실 말은 그리했지만,
그게 사실이지만,
정작 물꼬에선 제가 아니라 다른 이가 하기 일쑤이지요.
하지만 남의 동네 갔으면 다른 식구 없으니 제가 뎀벼 해내야지요.
다른 누구에게 내밀겠는지요.
일단 뜯어보자 싶데요.
그러다 안 되면 전문가를 불러야지요, 뭐.
다행히도 간단했지요.
나사 몇 개 풀고, 살피고, 꺼내고 다시 죄면 되는 거였습니다.
문제는 늘, 지레 무서워하는 것 아닐지요.
아이들이 만세를 불렀더랍니다!
다른 학급샘들과 같이 맡은
학교 시범사업의 복도 환경판도 꾸몄지요.
나름 즐거움들이 많은 제도학교 경험이랍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이랑 저녁답에 잠시 장에 갔습니다.
화분을 두어 개 샀지요.
늘 물꼬를 살펴주시는 어르신 한 분 댁에
꽃 하나 들여보내기도 하였습니다.
아이가 잠옷이 있었으면 하데요.
하지만, 결국 만들어주기로 하고 나왔답니다,
맘에 드는 것도 없고, 값도 비싸.
“결국 이렇게 될 건데...”
그러게요, 우리들의 장보기는 자주 이런 모습이라지요.

밤, 아이 하나의 상담 전화가 있었습니다.
“왜 제가 미움을 받는지 아세요?”
어떤 상황을 벌어지면 절대수의 아이들의 편이 아니라
외려 어른편이 되어 옳은 소리를 하기 때문이랍니다.
“옳은 말을 했는데 왜 그랬을까?”
“밉게 말해서 그런가 봐요.”
저가 다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고 그것을 잘 전달하는 기술이 중요할 것 같애.”
그래서 머리 맞대고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궁리했지요.
도움 되었길.

어제 사고(? 사고로까지는 가지 않았던)의 후유증이려나요.
온 몸이 아주 뻑뻑합니다.
이러다 말아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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