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14.쇠날. 맑음

조회 수 1128 추천 수 0 2010.05.30 17:56:00

2010. 5.14.쇠날. 맑음


옥매를 꺾어다 꽂습니다.
겹백매화 말입니다, 하얀 꽃잎 겹겹이 모인.
5월 한 달 가고 있는 제도학교의 특수학급에도,
물꼬의 가마솥방 항아리에도 꽂습니다.
늦봄이 그렇게 안으로도 성큼 걸어 들어왔지요.
사는 일이 자주 서늘하나
사는 일이 또한 자주 아름답습니다.

정약용이 아래위 네 살 터울 안의 열다섯 사람들과
뜻을 모아 시모임을 만들었더랍니다.
‘살구꽃이 피면 한 번 모이고, 복사꽃이 피면 한 번 모이고,
한여름 참외가 익으면 한 번 모이고,
서늘한 바람이 불면 서지(西池)의 연꽃을 구경하기 위해 한 번 모이고,
국화가 피면 한 번 모이고,
겨울에 큰 눈이 내리면 한 번 모이며,
한 해가 저물 무렵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면 한 번 모인다.’
‘죽란시사첩서’에는 그 모임 횟수가 이리 적혀있지요.
살구꽃이 폈고 복사꽃이 다녀갔으며
이제 참외가 익을 때를 기다립니다.
좋은 날들입니다.

불날과 나무날, 주에 두 차례 읍내를 나가는 아이가
어제 온 손님들을 치느라 오늘 다녀왔더랍니다.
종대샘이 다니러도 왔네요.
영동초등학교 특수학급 아이들이
어제 보낸 일정을 담은 사진을 보내도 왔습니다.
사진 속의 대해리가 예쁩니다.
아이들은 더욱 예쁩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식구들 고기를 먹입니다.
아프리카 한 부족이 무려 40여 가지로 세분화해서 소고기를 먹는 모습에
어느 서양학자는 입이 떡 벌어졌더라지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려 120가지라던가요.
머리부터 꼬리, 내장, 무엇도 버리지 않고 먹는 거지요.
걸랑, 고거리, 고들개, 곤자소니, 곱창, 구녕살, 꼬리, 꾸리, 꽃등심, 끈꾸리, 날개살, 넓은다대, 다대, 달기살, 대접살, 도가시, 도래목정, 둥덩이, 등갈비, 등성마루살, 등심, 등심머리, 떡심, 똥창, 만하바탕, 만화, 멱미레, 뭉치사태, 맷고기, 미절, 방아살, 발채, 보습살, 비역살, 사각, 새창, 서대, 서푼목정, 설두, 사태, 설낏, 설밑, 쇠가리, 쇠머리, 쇠심떠개, 쇠옹두리, 수구레, 안심, 안창, 앞거리, 유창, 양지머리, 업진살, 우신, 우랑, 우둔, 우설, 이보구니, 익은이, 젖부들기, 제복살, 제비추리, 중치, 차돌박이, 초맛살, 치마살, 채끝, 홍두깨, 횟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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