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22.불날. 맑음

조회 수 870 추천 수 0 2010.07.12 01:04:00

2010. 6.22.불날. 맑음


반가운 소식입니다.
한국전력과 계약전력 건으로 씨름이 좀 있었지요.
물꼬의 계약전력이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었고,
수년간 그만큼 전기요금이 만만찮았습니다.
교육청에서 상황을 잘 도와주었더랬지요.
오늘, 3분의 1로 줄이기로 최종 확인을 받았네요.
지난 번 실사가 나온 뒤 결정되었던 것이었는데,
이제야 확인이 되었더랍니다.
당연히 전기료가 줄 게 되지요.
조금 신경 쓰고 시간 좀 내고
그러면 살림을 더 잘 짤 수 있는 구석들이 있건만
바로 그 시간을 못내 도저히 안 될 지점까지 가는 일이 많습니다.
일을 미루어서 하는 오랜 습 때문이 아닐까,
잘 살피고 반성하고 있답니다.

나가서 공부를 좀 하던 학기가 끝나자
굳이 불날과 나무날 나갈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이 흐름은 아직 이번 학기가 끝난 게 아니어
주에 두 차례 나가는 읍내걸음을 계속하고 있지요.
달골에 묵는 식구들이 내려왔습니다.
달골에도 챙겨야할 일들 많은데,
곧 다시 서울로 돌아가실 거라
보일러실이며 손이 가지 못했던 일들을 잡아 하나씩 해치우고 계신데,
읍내 나가는 아이 오가는 걸음이라도 돕는다 오셨지요.
구들연구소 무운샘이 오셔서 해나가는 해우소 공사가 이어지고 있으니
손님 그만큼 많고 그래서 부엌일도 많을 것이니
그렇게라도 손을 보탠다셨습니다.
머무는 분들의 그런 마음씀이 얼마나 힘인지요.

무운샘이 슬슬 양양으로 움직이셔야 할 시간입니다.
달마다 마지막 주는 그곳에서 구들이며 흙집,돌집 교육이 있지요.
하루라도 일찍 가셔야 하루쯤 쉴 짬도 나고
사람들 맞이하려면 또 하루 정도는 청소며 준비를 하셔얄 겝니다.
오늘 조금 속력을 내셨지요.
해우소 작업을 서둘러 마치고,
(그렇다고 다시 손이 가게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어찌나 야무지신지요.
이런 업자 만나면 건축주는 정말 속 편컸습니다.)
저녁답엔 상상아지트 지붕에 오르셨습니다.
모음지붕의 한 면은 지난 흙날이던가요,
사람들 와 있을 적 마침 보여도 줄 겸 하셨고,
나머지 삼면을 하셨지요.
지붕에 있던 합판은 삭아 너덜거리는데,
용케 작업을 마무리하셨더랍니다.
해 지기 전 달골 창고동 지붕에 살펴봐주셨습니다.
구조가 어떻게 되어 있나,
물이 어디쯤에서 샐 수 있는가,
그래서 어떤 처치가 도움이 될 것인가...
그리고 저녁을 먹은 뒤
그래도 손이 더 가야겠다 싶으셔서 야간작업을 강행하셨지요,
뭐라도 하나 더 해놓고 가시려,
예 남은 이들이 더 신경 쓸 일이 없도록.
고맙습니다.
실제 일이 되어가는 것도 되어가는 거지만
그 마음이 한없이 감사합니다.

아, 김찬호님네 식구들은 점심을 먹은 뒤 떠났습니다.
그런데 4년 한민이는 자꾸만 아쉽다 했지요.
흙날까지 머물다 가고 싶은데,
주말 2박 3일 빈들모임이 있고,
그래서 나무날까지라도 있자 하지만
류옥하다도 마침 읍내에 낼도 모레도 일이 있어 무산됩니다.
게다 오늘만 해도 나가는 류옥하다를 따라 바깥에 가고 싶다는데,
류옥하다 저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고
나중을 기약하게 되었지요.
여러 날을 온 식구들이 와서 고생하다 가는데,
그저 몇 가지, 떡과 잼과 사과즙 겨우 나누었더랍니다.
고맙습니다.

아이가 읍내 도서관을 나가있는 날,
체육관 역시 주에 두 차례 갑니다.
그런데 거기서 승단심사를 한다는 전갈입니다.
드디어 아이도 단을 딸 기회가 왔다고 신났지요.
헌데 1단 13만, 2단, 15만, 3단 얼마라 합니다.
그거 따서 뭐 할라구요?
하고 싶은 아이와,
굳이 그것을 해야 하는가 묻는 어미,
결론은 어찌 날까요?
“일단 하루 이틀 생각을 좀 해보자.”

아이의 지나간 날적이를 들여다보다 웃었습니다.
(한준이 한민이, 성격 좋습니다요.
저들끼리 툭툭댔던가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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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16.물날.흐림. <한준이형과 한민이>

오늘 예고도 없이 무운샘을 따라온 자원봉사자(아버지)의 아들 둘이 왔다. 걔네들도 학교를 안 다니고 구리에서 홈스쿨링을 한다고 한다. 중 1의 한준이형과 4학년 한민이다.
걔네들은 아빠가 공부를 좀 빡씨게 시키는 것 같다. 맨날 문제집 풀고, EBS 강좌 듣고, 한다고 한다.
보니까 홈스쿨링 모임도 나가고 하는 것 같은데, 들어보니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한다. 그 둘은 아빠가 시키면 그냥 하는, 중앙집권으로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나는 홈스쿨링을 하는 내가 특수로 여겨졌었는데, 갑자기 ‘특수’가 2명이 느니까 보편이 되어버렸다. 옛날에 ‘홈스쿨링 뭐해요?’ 하는 소리를 들었던 내가 되려 그 소리를 하게 됐다.
성격은 중간이다. 앞으로 1주일간 더 있을 테니까 많이 친해질 것 같다.

(열세 살, 류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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