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23.물날. 맑음

조회 수 854 추천 수 0 2010.07.12 01:04:00

2010. 6.23.물날. 맑음


이른 새벽 무운샘은 양양으로 떠나셨습니다.
꼬박 이레를 채우고 가셨지요.
지혜샘까지 동행해서 설거지에, 때로 밥상도 차려주셨습니다.
누가 부엌에 붙어주니 더할 나위 없는 시간들이었지요.
용케 비도 일하는 걸 꺾지 않을 지점에만 내렸습니다.
가시는 걸음 챙기지 못해
몇 가지 나눌 것들을 챙겨둔 가마솥방의 물건들은 그대로 남았지요.
하다못해 오가시는 차량운행비조차 전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리하면 자원봉사라는 색이 바래진다고
한사코 거절하셨더랍니다.
모다 고맙습니다.

지역 도서관에서
‘2010 책 읽는 가족’ 선정 인증서와 현판이 왔습니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기분 좋은 일이지요.
본관 들어가는 현관 기둥에 붙여둡니다.
아이도 저 나름 마음 좋았던 모양입니다.
“보이겠어?”
그냥 우리 마음이지요, 뭐.

종일 연수를 하나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 물날에 이어 다시 한 차례 종일의 연수였지요.
때로 ‘화’라는 게 그렇습니다.
어느 사이 문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내 태도 때문에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도
결국 부정적 관계를 불러오고는 하지요.
부정적 감정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면
결국 관계의 불편을 부르고 사이가 멀어지고 맙니다.
그럴 때 비난하지 않고도 요구를 전달하는 방법을 잘 찾을 수 있을 겝니다.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연수였지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위해서지만
자신을 위해서 더 좋은 시간이었답니다.

고등학교 은사님 한 분 뵈었습니다.
20년도 훨씬 훨씬 더 된 시절이지요.
간간이 소식을 전해오던 차에
지난 3월 드디어 물꼬랑 멀지 않은 곳으로 오게 됐다 연락주셨습니다.
마침 연수를 가는 곳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계셔
잠시 좇아가 얼굴 뵈었습니다.
“고교 때랑 하나도 안 변했네.”
선생님이야말로 여전히 유쾌하고 따뜻하셨지요.
하나도 안 변하셨더라구요.
심지어 선생님은 제가 잊고 지낸 기억들까지 고스란히 안고 계셔서(집안사까지)
그 시절을 생생히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낼모레 정년이다십니다.
긴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마주해서 고마웠습니다.

간밤 소사아저씨 방에
행운님과 류옥하다 선수가 함께 들었습니다.
새벽 3시, 대 나이지리아 축구경기를 본다고 말이지요.
월드컵이 산골까지 들썩이게 하고 있는 초여름이랍니다.
곧 서울로 돌아갈 행운님은
달골 오르는 달맞이길 가장자리 풀들을 다 베놓으셨고,
품앗이일꾼 승렬샘이 케잌??들고
마침 학기도 끝났다고 인사차 겸사겸사 들렀습니다.
중학교를 다니던 그가 군대를 다녀온지도 한참이고
낼모레면 대학을 졸업하네요.
남의 일이라고 세월, 참 쉽게도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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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23.물날.더움. <나이지리아 VS 대한민국>

오늘 새벽 3시 30분 대한민국이 사상 첫 원정 16강에 성공하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는 나이지리아 대 대한민국의 경기가 벌어졌다.
전반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프리킥을 받아 이정수가 한 골을 터트렸다. 재밌는 것은 이정수가 그리스전과 비슷한 위치, 자세로 오른발 슈팅에 성공했단 것이다. 더 신기한 것은 이정수가 수비수라는 것이다.
후반에 박주영이 지난번 아르헨티나 경기 때 자책골을 넣은 것을 만회하려는 듯 골을 넣었다. 보통 프리킥을 차면 다른 사람 맞고 들어갔는데 박주영은 직통으로 골문을 넣었다.
우리나라는 운이 좋았다. 한번은 골키가 없는데 볼이 골대를 맞고, 골키가 속아 나와서 왼쪽에 나와 있었는데도 골을 못 넣고 왼쪽으로 찬 것이다. 이건 나도 찰 수 있을 정도였다. 또 수비수가 1명, 공격이 3명이었는데 수비가 우연히 걷어찬 것이다. 아르헨티나 전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운이 좋았는데 이번에는 우리나라가 운이 좋았다.
수비수가 골키한테 패스하다가 박지성한테 가로채이고, 수비수가 없어서 둘이서 싸우다가 결국 오랜만에 골키가 옐로 카드를 받았다.
마지막에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0으로이겨주고, 우리가 패널트킥 먹혀서 2:2로 동점 된 상태에서 끝났다.
점수는
승 무 패 승점
1. 아르헨티나 3 0 0 9 ------ 16강!
2. 대한민국 1 1 1 4 ------ 16강!
3. 그리스 1 0 2 3
4. 나이지리아 0 1 2 1

이로서 처음으로 원정경기에서 16강에 올라가보는 명예를 누렸다.
다음 경기는 26일, 우루과이랑이다.
“8강도 가능하다! 태극전사 화이팅!”
와~ 와~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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