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3.흙날. 갬

조회 수 1120 추천 수 0 2010.07.14 00:50:00

2010. 7. 3.흙날. 갬


계자 건으로 통화를 하고 있으면
온 마음으로 해야지, 온 몸으로 해야지 마음이 입니다.
이렇게 힘이 되는 만남들이 좋습니다!

똥물

친구가 똥물에 빠져있을 때
우리는 바깥에 선 채 욕을 하거나 비난의 말을 하기 싶습니다.
대개 다 그렇게 하며 살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같이 똥물에 들어가서
‘여기가 냄새가 나니 나가서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해야 합니다.
그러면 친구도 알아듣습니다.
바깥에 서서 입으로만 나오라 하면 안 나옵니다.

무위당 선생의 글 한 구절이지요.
그래요, 정말 친구를 똥물에서 나오게 하고프다면
그래야 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똥물에서 나오게 할 때도
내가 똥물에 들어가야 합니다.
물꼬는 그리 할 것입니다!

아직 서울입니다.
간 기증 절차에 잠시 여백이 생기게 되면서
당장은 병원을 갈 일 없어 짐을 싸도 되지만
온 걸음에 하루쯤 더 묵자 합니다.
기락샘이 서울에 있는데도,
서울에 강연을 갈 때조차 영동으로 내려가기가 바빴습니다.
산골 일이 오래 터를 비울 수가 없어서도 그러하고
한시라도 더 서둘러 서울을 벗어나고파서도 그러하고...
그래서 기락샘이 늘 2주, 혹은 주마다 영동을 오가지요.
노동시장을 다루는 사회학자로 사는 기락샘으로서는
대해리를 나오지 않는 가족들을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 그것이지요.
헌데 어쩌다 오게 된 서울길에
달랑 일 끝났다고 가기가 미안키도 하였지요.
아이랑 셋이서 오늘은 그야말로 하루 잘 놀자 하였더랍니다.
늦도록 잠자리에서 뒹굴기도 하고
천천히 밥을 먹고
지역문화예술회관에서 발레공연을 하나 보러도 갔더랍니다.
가끔 물꼬의 고래방에서 발레연습을 하기도 했던 아이는
나름 보는 눈이 있기도 하데요.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영화도 한 편 보았답니다.

여름계자는 첫 일정이 마감됐습니다.
간 기증일이며 이러저러 마음을 쏟지 못해
언론에 보도자료 하나 보내질 못하였는데도
신청들이 무난합니다.
물꼬의 세월에 고맙습니다.
또 만날 아이들이 고맙고, 첫만남일 아이들 역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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