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8.달날. 맑음

조회 수 1001 추천 수 0 2010.11.02 09:20:00

2010.10.18.달날. 맑음


널어놓았던 나락을 모두 거두어들였습니다.
작년에는 어째 식구들 모두 바깥에 있어
소사아저씨 혼자 그걸 다 담았더랬는데,
오늘은 온 식구들이 붙었지요.
가마니에 넣고 보니 작년수준입니다.
그래도 동네서는 젤 낫다 했는데 말이지요.
곳곳에서 작황이 좋지 못하다는 소식 들으며
멀리 논농사하는 이랑 통화하는 중 그곳은 어떠냐 물었더랬습니다.
“그래도 괜찮네.”
그런데 이틀 전 통화에서
수확하고 보니 예년의 30%밖에 안 되더라 했지요.
올 농사가 그렇습니다.

독일에서 돌아온 ‘움직이는 수도원’의 이종희 선생님,
안부 물어주셨습니다.
장기기증자의 사후(事後) 심리치료에 관여한 적도 있는
독일에서의 경험을 통해,
간기증을 준비하던 지난 초여름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더랬지요.
여름을 독일에서 보내고 오셔서 젤 먼저 전화주신 겁니다.
몸은 어떠냐,
어찌 되었느냐, 서둘러 물으셨습니다.
결국 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자
그리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겠느냐,
그 과정에서 얼마나 힘이 들었겠냐,
두루 마음 살피고 위로해주셨습니다.
고마운 사부님이십니다.

영어과 교수로 있는 미국인 친구가 있습니다.
2주째 감기가 들어 꼴이 말이 아닙니다.
지난 흙날에는 긴급타전이 와서 병원을 데려가기도 했더랬지요.
몇날 며칠 삼계탕 타령이었는데,
한 곳을 알아 찾아갔더니 여름에만 한다 그랬더라나요.
아, 그렇지요, 닭고기수프, 그들은 감기 들면 그걸 먹습니다.
맘이야 끓여주고 싶은데 제 코가 석자여 짬을 내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엔 학기 중 젤 바쁜 두 두 가운데 한 주이지요.
사서라도 넣어주자 싶은데 보이질 않아
대신 그가 필요하다는 몇 가지를 챙겨 넣어주었습니다.
가족도 없이 이국에 와 있는 벗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가 아이랑 일곱 개 나라를 떠돌아다닐 적
여러 나라 사람들이, 특히 그 나라 사람들이
우리를 그리 살뜰히 돌봐주었습니다.
친절은 친절은 낳다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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