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 7.불날. 날 매워지다

조회 수 1352 추천 수 0 2010.12.27 11:30:00

2010.12. 7.불날. 날 매워지다


대설입니다.
답게 매웠지요.
김장 묻어둔 뒤여 다리가 묻힐 폭설도 두렵잖겠습디다.

훌륭한 선물 하나 왔습니다.
선정샘이 보내온 쌍화차입니다.
겨울날 이곳에서 얼마나 요긴할지요.
그가 어디 물꼬에만 빛 같은 존재이겠는지요.

몇 곳의 도서관을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곳에서 무슨 다독자상을 보내왔습니다.
도서상품권이 두툼히 들어있었지요.
아니, 저 좋아 읽고, 저 좋았을 책인데, 이런 선물까지라니...
소소하게 즐거울 일이 참 많습니다, 우리 일상.

미국인 친구 하나가 머지않은 날의 이사를 준비하면서
짐들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책이며 제게 쓰일 만한 것들을 싸서
만나는 자리로 나왔대요.

아이들 감각교구 하나를 만들 일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난 것들을 가지고 만들면 좋겠다 하고
생각만 있고 날을 흘려보내다
부랴부랴 서둘게 되었습니다.
틀 정도는 사서 쓰자 하고
온 읍내 그런 게 있을 만한 곳을 아주 뒤지고 다녔네요.
다행히 어느 문구점에서 잘 쓰일 물건 하나 찾았지요.
물건의 가치도 이럴 때 빛을 발합니다.
그 가치라는 게 꼭 돈에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요.
얼마나 쓰임에 적확하냐가 기준일 테지요.
사람의 쓰임 또한 그러할 겝니다.
얼마나 적절하게 쓰일 수 있느냐, 그게 중요한 것이지요.
내 가치는 그렇게 빛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를 잘 쓰일 수 있는 곳으로 가는 게
내 가치를 정녕 높이는 것일 테지요.

손전화에 꽉찬 문자를 지우다가
어제 온 글이 하도 따뜻하고 고와 옮깁니다.
생일 축하한다는 품앗이였습니다,
너무 뜻밖이었지요, 생일은 어찌 알았을까 하고.
간간이 오는 문자와 안부를 묻는 메일에
늘 그에게 글월 하나 보내는 게 숙제였더랬지요.
반듯한 젊음은 우리를 얼마나 희망적이게 하는지요.
“숙제가 같네요. 나를 비추는 물꼬의 날들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되새김이 깊어질수록 그립고 아득하고 또 좋습니다.
해가기 전에 숙제 꼭 해서 찾아뵐게요.
물꼬도 하다도 옥샘도 모두 건강히 겨울나시길 바랍니다.”
물꼬의 연들이 늘 가슴 벅차게 고맙습니다.
“찬일샘, 찬 날들 아무쪼록 따숩게 지내이소.
머잖아 김장독에서 갓 꺼낸 김치 놓고 밥 한 번 먹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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