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그리고 성학이

조회 수 2243 추천 수 0 2004.06.11 23:28:00

한 주 이야기를 다 쓰고 컴퓨터를 끄려는데
아, 그래요 성학이의 멋진 쇠날 마무리가 눈에 가물거려요.
그래서 제목이 "그리고 성학이"랍니다.
대동놀이 뒤끝 샤워장에서 먼저 나온 성학이
아이들 마른 빨래를 저가 캐키고 있데요.
나름대로 분류도 해놓고.
게다 조릿대집 가려고 다들 가방 울러맸는데
혼자만 이를 못닦았던 류옥하다가 서성이자
"같이 가."
하다의 어깨를 안으며 데리고 나가는 겁니다.
햐, 형님노릇 제법입니다요,
뭐 아이들이 끊임없이 인생 다 산 할아버지였다가
말도 안되는 네 살박이였다가 오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자는 곳도 개인 공간이 없지요,
좋아하는 아메리칸푸드와 고기 없지요,
찾는 정크푸드 없지요,
물꼬 아이들은 때로 너무나 정적인 작업을 하고 있지요,
뙤약볕 아래 하는 일은 힘깨나 들지요,
화장실은 냄새 고약도 하지요,
아이들과 말이 안통할 때도 허다하지요,
힘이 참 들기도 할텐데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답니다,
고맙지요,
아주 농담도 해대면서.
"이번 주말엔 아이들 부모님들 모임이 있어."
"와, 그러면 우리 부모님도 미국에서 오시겠네."

그에게 정녕 그리운 시간으로 남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직 남은 날 많지요마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sort 조회 수
6586 2024. 2. 2.쇠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57
6585 2024. 2. 1.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80
6584 2024. 1.31.물날. 안개 내린 것 같았던 미세먼지 / 국립세종수목원 옥영경 2024-02-11 460
6583 2024. 1.30.불날. 맑음 옥영경 2024-02-11 462
6582 2024. 1.29.달날. 맑음 / 그대에게 옥영경 2024-02-11 420
6581 2024. 1.28.해날. 구름 좀 옥영경 2024-02-11 439
6580 2024. 1.27.흙날. 흐림 / 과거를 바꾸는 법 옥영경 2024-02-08 473
6579 2024. 1.26.쇠날. 맑음 / '1001' 옥영경 2024-02-08 485
6578 2024. 1.25.나무날. 맑음 옥영경 2024-02-07 480
6577 2024. 1.24.물날. 맑음 / 탁류, 그리고 옥구농민항쟁 옥영경 2024-02-07 458
6576 2024. 1.23.불날. 눈 / 끊임없이 자기 해방하기 옥영경 2024-02-07 452
6575 2024. 1.22.달날. 맑음 / 포트락 옥영경 2024-02-07 447
6574 2024. 1.21.해날. 비 옥영경 2024-02-07 476
6573 2024. 1.20.흙날. 비 / 발해1300호 26주기 추모제 옥영경 2024-01-30 553
6572 2024. 1.19.쇠날. 흐림 / 문바위 옥영경 2024-01-29 463
6571 2024. 1.18.나무날. 비 옥영경 2024-01-29 448
6570 2024. 1.17.물날. 비 옥영경 2024-01-29 445
6569 2024. 1.16.불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444
6568 2024. 1.15.달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445
6567 2024. 1.14.해날. 맑음 옥영경 2024-01-29 496
XE Login

OpenID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