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3.나무날. 맑음

조회 수 1140 추천 수 0 2012.05.12 02:47:25

 

 

다들 하루해가 이리 짧은가요,

이른 아침 마당에 풀 좀 뽑으니 해 어느새 둥실,

교무실 밀린 일 좀 보니 점심,

몇 곳과 통화하고 자료 좀 정리하니 저녁답,

다시 밭에 풀 좀 뽑고 저녁밥상을 차립니다.

밤엔, 낮에 소사아저씨 캐놓은 시금치더미를 데치지요.

무섭게 가는 시간입니다.

이번 주말 일정을 위해 미리들 좀 만나자는 전갈도 있었는데,

나갈 짬이 있어야지요, 어디.

 

요새 밤 통화가 깁니다.

부산에 집이 있던 소사아저씨가

그 집의 처분 문제로 당신 속이 좀 시끄러울 일이 있지요.

내 맘 같지 않은 게 세상일일지니...

집을 둘러싸고 이권 관계가 이러저러 있고

그 속에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저마다 여러 모양으로 나옵니다.

아, 저러다 상처만 더 안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래도 이러나저러나 나는 남이려니 하며 좀 멀찍이서 바라보기 여러 날,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다만 형제끼리의 일들이 법으로 해결을 봐야하는 지점까지는 가지 않기를

그저 바라고 있는데,

양쪽에서 중재자로서의 도움을 청해오기도 했더랍니다.

그렇다고 별 뾰족한 해법을 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 과정들이 ‘사람의 일’들에 대해 곱씹어 보게 합디다.

서로 얼마든지 좋을 수 있으나

역시 이권이 관련될 때 비로소 서로를 보게 된다는 생각,

사람 사이, 나쁠 게 무에 있겠는가,

그렇게 이권이 걸릴 때 각자의 반응을 통해 그 사람을 보게 된다는 뭐 그런 생각들...

오래 의지가 되었던 소사아저씨의 소망이,

대해리에 땅과 집을 갖는,

다만 이루어지길 바란다지요.

 

구들연구소 카페엔 물꼬에서 지을 토굴집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부담할 건축주는 대안학교의 수장으로서 활동이 많은 편이라 잠자리만이라도 한가하고 넉넉한 환경에서 지기를 듬뿍 받는 봉토식 건물이 좋을 것 같고 글을 쓰는 시인이기에 더욱 나만의 숨은 공간이 필요하기에 어렵더라도 해드려야 하기에 많이 드는 건축비의 인건비는 교육비로 충당하고 자재비 중심으로 하는 작업이라 자리이타로 짓게 되는 것이다.

옛날부터 부덕(婦德)을 유한정정(幽閑靜貞)이라 했다. 이 집이 바로 그러한 덕성을 기르고 함축하는데 도움이 되는 집이다. 그윽하고 한가하고 고요하고 변하지 않는 유한정정과 맞는 집이다. 그러한 덕성을 기르고 도움이 되는 집에서 살면 노력을 적게 하여도 자연히 그러한 심성을 닮은 인재가 배출된다고 본다.’

(다음 까페 ‘무운 구들연구소’의 무운샘의 글 가운데서 2012.5.1.)

 

선생님, 옥영경이어요.

다녀와 열흘이 지나도록 인사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여기까지 와 계셨습니다.

늘, 늘 말입니다, 선생님의 속도는 황홀에 이릅니다.

서너 번을 죽었다 깨어난다 해도 결코 따를 수 없을 선생님의 삶이랍니다.

눈물, 핑, 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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