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속에서 아이들이 어떻게 움직임을 갖고 있는가를
여러 식구들이 다 살펴주면 좋겠다 싶어
오늘은 늘 교무실에만 있는 상범샘한테
일시간 대장을 부탁했더라지요.
교무실에서 다른 일을 보다가 나가니
상범샘이랑 운동장에 흩어져 풀을 매고 있는데
한 녀석이 빈둥거렸겠지요.
상범샘의 호통이 이어집니다.
"가방을 싸든가, 풀을 뽑든가..."
그 왜 제가 잘 하는 엄포있지요,
"길은 두 개 밖에 없어, 먹든가, 아니면 굶든가"하는 식.
뭐 그러면 대개는 가마솥방에서 벌어지는 문제가 해결되지요.
길은 두 개 밖에 없으니까, 늘.
죽든가, 아님 살든가.
어쨌든 호미들고 아이들 곁에 앉으며
"이야, 무섭다, 봐라 봐, 그래도 내가 젤 안무섭다니까."
생색을 냈더랍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근 선수 얼른 옳다구나며
"맞아요, 그래도 옥샘이 젤 만만해요."
하더이다.
이녀석들 멀찌기 있다가 한놈 두놈 제 앉은 자리로 몰려들더니
너도 나도 가까운 체를 하는데,
그렇데요,
눈물 뚝뚝 떨구도록 매섭게 하는데도
그걸 무서워하며도 가장 가까이 느껴준다 싶어 가슴이 쏴아 합디다.
"아이구, 더워라, 절루 좀 가 봐."
그러면 더 앵기는 녀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