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11.물날. 비

조회 수 1056 추천 수 0 2012.07.21 03:02:36

 

새벽 5시부터 7시,

천지가 물이 잠겼더랬습니다.

여러 곳이 그러하였더라지요.

 

봄학기 경주 장애재활센터의 마지막 수업을 위해

아침 수행을 끝내고 마을을 빠져 나갑니다.

장날도 아닌데 마을 할아버지들 몇 걷고 계셨지요.

타고 내리는 시간이며, 또 막 달리지도 못해

그렇잖아도 좀 늦은 우리 길이 더욱 더딜 것이나

그게 또 산마을에 사는 일이지요,

할아버지들이 전하는 동네 소식도 듣고.

 

한 시설에서 연락.

풍요는 넘치는데 가난 역시 더욱 그러합니다.

계자에 오는 아이들도 없이 사는 이들이 더욱 늘고

딱한 사정도 잦지요.

어쩌면 시설 사는 아동들의 형편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싶어요,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 관한 이야기이지요.

아무렴도 어미 아비 같이 사는 지붕 아래를 어찌 견주겠는지요.

올해도 시설아동들이 계자에 함께 합니다.

그것만 할 수 있어도 물꼬의 긍정성일지니.

 

수행모임 역시 이번 봄학기 마지막 날입니다.

곧 계자가 있고 여름이 그렇게 지날 것이지요.

혁명이 무엇이더이까, 명을 가는 것,

바로 나를 뒤집는 것 아니더이까.

수행함이 그런 것일 것.

계자를 하는 동안 산골에서 꼼짝 못할 것이나

우리 안에서 수행은 계속 될 겝니다.

 

대해리도 비가 긋질 않았답니다,

바람도 불고.

우물 앞 비닐하우스 포트에 콩 우르르 오르고도 있다는 소사아저씨.

정오를 넘기며 잠시 멈춘 비, 오후 넘어가며 많아지더니

저녁답엔 서서히 개었다지요.

 

벗이 보낸 글 하나.

사람들은 번뇌를 혹은 문제를 들고 이곳으로 오지요.

그리고 묻습니다, 그 해결을 위한 방법을.

전들 어이 알겠는지요.

저도 찾고 있답니다.

“스님들인들 또 어이 알겠니.

 그들도 그걸 알려고 출가했을 것.”

 

KBS 생생정보통의 ‘인생 2막 자연에 산다’ 촬영을 하기로 최종 결정.

1박2일 촬영이나 기락샘도 포함돼

쇠날 저녁 내려왔다 다음날 일직 움직여야 하는 기락샘 일정에 맞춰

2박3일이 되었지요.

10여 분이 조금 넘는 꼭지, 가볍게 하기로 하지만

손님들도 오는 때라 부산은 할 겝니다.

물꼬의 논두렁이기도 한 선배가 지인 예닐곱 가족과 주말을 예서 보내기로 했고,

달날부터 사흘은 한 대안하교 8학년 아이들이 머물 것.

여기 사정이 여의치 않다 하자

글쎄 대해골짝 들머리 민박집을 빌려서라도 다녀간다 하기

여기까지 와서 그게 뭐냐며 그 돈 물꼬 후원이나 하라 했지요.

부산할 때라 모두에게 아쉽게 대할 수도 있겠다 싶지만

순간순간 잘 집중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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