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27.쇠날. 맑음

조회 수 1078 추천 수 0 2012.07.30 02:29:43

 

수행 뒤 교무실 청소로 시작하는 아침.

아이들 밥해 멕이고,

계자 부모님들과 마저 통화하고,

청소년 계자의 사진을 1차 정리해서 하다에게 넘기고,

그리고 하다는 그것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계자 전 먼저 들어와 있는 아이들은

아침저녁 선선할 때 풀도 좀 뽑고,

마당에서 공도 차고 배드민턴도 하고 책도 읽고 놀잇감으로 놀기도 하며

이 산골의 여름을 한껏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고 잘 싸는!

 

태우샘이 점심 버스로 미리모임을 하루 앞두고 먼저 들어옵니다,

계자를 위해 샘들이 오기 전

먼저 해야 할 준비에 손이 워낙 비니.

공부에 집중해야할 때이나 안 될 땐 또 좋은 일에 힘쓰며 다음 걸음을 준비하겠다고

재수를 하며 잠시 보따리를 싸고 왔지요.

류옥하다와 함께 쇠 창틀 일부를 쓸고 닦고 기름칠하고,

사람들이 오가며 신던 신발들 모아 빨고,

그리고 물꼬노래집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오며 가며 노래집에서 떨어진 것들을 찾아주고 있고.

 

저녁에는 아리샘 들어왔습니다.

달날이면 연수를 들어가야는 그가,

교사 미리모임의 밥을 해주러왔습니다.

강의를 갔을 때 만난 그가 당시 대학 초년생이었더랬는데,

초등특수교사로 십일년 차, 물꼬 16년 차.

152 계자는 아이들도 적고,

밥바라지를 지원한 부모님 몇 분이 다 내리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드나드는 데 마음 쓰는 게 더 일일지도 모르겠다 싶어

그냥 선생들이 자리배치를 잘 해서 밥바라지 자리를 채워보기로 했지요.

그런데 교사미리모임은 교사훈련과 계자준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자리라

아무래도 밥손이 좀 필요합니다,

제가 장도 보러 나가야 하고.

빨래를 걷고 다시 빨래를 하고,

저녁 설거지를 끝내고 가마솥방 작은 식물들 물도 준 아리샘은

베갯잇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잘한 몇 가지 집안일들을 그가 그리 챙겨주고 있었지요.

오랜 세월을 좋은 생각을 지속적으로 나누며 살아가는 일,

우리 그런 관계를 동지라 부르지요, 고맙습니다.

엊그제 지독한 일을 겪고 망연자실하더니

그래도 새날이 밝고 밥을 먹고 일을 합니다.

이렇게 마음을 담을 일을 하고 마음을 나누는 이와 함께 보내며

정신을 수습하고 있다지요.

 

이 산골도 밤이 더운 며칠.

대엿새 그러고 나면 금세 새벽 쌀쌀해지기 시작하던데

올해도 예외 없이 그러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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