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5.달날. 맑음

조회 수 924 추천 수 0 2012.11.06 20:46:18

 

낮엔 짙어가고 밤엔 깊어가는 가을...

 

일은 되었다 안 되었다 합니다.

일이란 그런 것, 사람이 하니까.

건축행위란 것이 얼마나 변수가 많고

어디에 거느냐에 따라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고.

일을 맡은 이의 의지가 어느 방향이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지.

몇 번을 뒤집어지는 날들.

그런 속에 긍정적 검토와 도움들.

군청을 헤집고 다녔더랬지요,

내년 봄 무운샘이 달골 포도밭에 계획하시는 집짓기 일이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어.

적지 않게 살았던 이 지역은

(학교 건물은 계약서 상으로만도 무려 15년에 이릅니다,

그 전해 가을에 이미 들어와 쓰기 시작)

나름 그간 익힌 여러 얼굴들이 일을 할 때마다 큰 도움입니다,

달래 도와주진 못해도 당신들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돕겠다는.

오늘도 그렇게 몇 분이 나서주셔서 일이 순조로왔지요.

고맙습니다.

 

달골 옹벽공사와 내부 보수공사를 계약하면서

자잘한 몇 가지도 부탁을 해놓았더랬습니다.

오늘은 사장과 인부 한 분이 잠시 난로설치를 도왔습니다.

우리가 그리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기 그것을 보여 달라 했던 참.

오래 썼던 난로 하나는 그예 망가져

교무실은 빼고 바쁜 대로 가마솥방과 책방에만 달았네요.

그런데, 거래하는 김천이 영동보다 훨씬 싸다 하여

이적지 난로설치 부품들을 기다렸는데,

정작 우리가 거래하는 영동 읍내보다 25% 비싼

면소재지에서 사온 영수증을 내밀어 언잖아졌습니다.

달골 공사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들로 자꾸 더디고

이런 일까지 보태게 되니 마음이 참...

 

크레타섬에서 나그네란 나그네는 다 불러들여 밥을 먹이고 잠을 재우던 외조부,

밤이면 그는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 장죽을 문 채 귀를 기울이며

나그네를 따라 여행길로 나섰더랬지요.

할아버지는 마을을 떠나신 적이 없었다. 칸디아나 카네아에도 가보신 적이 없었다.

그의 대답은 이러했다.

“왜 그 먼 곳까지 가?

이곳을 지나가는 칸디아나 카네아 사람들이 있어서 칸디아와 카네아가 내게 오는 셈인데, 내 뭣하러 거기까지 가?”

(<그리스인 조르바> 가운데서)

이 산골서도 그러하구나 싶은...

 

선배 하나가 공사일로 요새 마음이며 몸이며 힘에 겹겠다며

물꼬 식구들 바깥 밥도 먹이고,

아울러 섬 여행에 대한 안내를 위해 왔네요.

머슴살이를 갔던 아이, 오늘은 묵지 않고 농장을 나와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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