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한 걸음에 가을빛이 사방으로 튈 걸요, 물웅덩이 밟은 것 마냥.

 

공사는 벌여놓고,

한편 어머니를 모시고 먼 섬을 다녀올 일이 있어

떼어지지 않는 걸음을 내뛰었더랬습니다.

 

범섬과 문섬과 섶섬을 바라보며

노시인의 시집이 함께 하는 걸음.

산굼부리와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 만장굴,

그리고 벗들이 하는 바닷가 카페도 다녀오는 사이

아이는 홀로 올레길을 걸었지요.

그런데 여행 내내 ‘무식한 울 어머니’의 시선은

외돌개에서 천지연에서 정방폭포로, 쇠소깎으로 가는 게 아니라,

주상절리도 중문색달해변도 화순금모래 해변도 용머리 해안도 아닌,

중년의 딸자식 목에 머물렀습니다.

“주름이 왜 그리 많노...”

나이 드는 딸을 위해 살 화장품에만 관심이 가는 어머니.

 

국제학교 부모 하나 만났습니다.

제주로 적지 않은 엄마들이 아이를 데리고 간다는 소식이 있었고,

유학을 가는 징검다리로 주로 쓰고 있다는 해석이 있었고,

그러면서도 한편 국내 대안학교 동향과 새로운 길을 기웃거리는 사람들.

그 접점에서 만났던 것.

“이 땅에서 하는 교육이 매한가지이지요, 뭐.

그냥 자기가 생각하는 최선을 해보는 겁니다.”

자신도 또한 그악스런 부모 하나임을 우리 인정할 것.

 

그리고 지나칠 수 없는 문제, 강정 구럼비마을을 들렀지요.

평화센터에서 CD며 셔츠, 책을 챙기고

농성 중인 분들과 인사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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