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0.흙날. 맑음

조회 수 843 추천 수 0 2012.11.06 20:48:21

 

17일 비 내리니 공사현장은 쉬고,

다음날 철근이 오고 철근을 넣다가,

어제 다시 현장이 비고,

오늘에야 다시 철근이 옹벽공사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계약대로라면 18일이 공사 종료일어야 하는데...

철근을 넣은 위로 6루베짜리 레미콘 두 대가 와서

시멘트를 붓고 있지요.

일요일이라고, 또 마르느라고, 그리 또 며칠이 흐르겠지요.

후다닥 해주고 받을 것 받고 그렇게 일을 마무리할 수는 없는 겐지.

미용기술을 배울 때였는데요,

5분 만에 할 것도 15분여는 들여서 하라 가르쳤습니다.

그래야 돈을 내는 쪽에서 아까워하지 않는 법이라고.

그런 것만 같이 시간을 자꾸 잡아먹고 있는 공사입니다.

혹 몇 천만 원의 돈이 그만큼의 시간이 들어야만 된다는 식은 아닌지.

하루 일을 해도 일이 온전하면 그 돈을 지불해야는 것 아니겠는지.

날은 추워오는데 답답할 일입니다...

 

치유미술 관련하여 11월에 전시회를 하나 준비하고 있었고,

여러 사람들이 작품을 내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저 보기 좋은 그림이기 앞서 영성을 담은 것이어야 했기에

외려 성찰의 기회로 삼았더랬네요,

전시회는 접기로 하고.

살아나가는 일이 어떻게 걸려도

수행하는 일은 그것대로 놓지 말아야지 합니다.

 

며칠 섬에 들어가 있던 사이 귀한 손님도 다녀갔네요.

공동체실험을 하던 당시 함께 지냈던 열택샘이

아버지의 소원대로 집으로 돌아가 혼례를 올리고 여러 해,

아내와 다녀가고 갓난아이를 데리고 다녀가고,

다시 씩씩하게 걸어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왔더랬답니다.

소사아저씨가 맞고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잊지 않고 걸음해 주어.

 

일은 동시다발이라는 특징을 갖지요.

‘무식한 울어머니’ 댁에서 내 손으로 밥을 해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뭐 아주 없기야 하겠습니까만

말이 그렇단 거지요.

그런데 섬에서 돌아오던 날 어머니 집을 나서며

라면을 끓여먹었습니다, 당신 집에서 라면이라고 처음 먹은.

두통으로 몸져누우신 어머니,

결국 응급실에 실려 가신 밤.

멀리서 애만 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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