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어제 조금 일찍 들어갔던 김태수님이
간밤 남정네들이 남겨놓은 곡주 부스러기들을
말꿈하게 치워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몸은 좀 괜찮으셔요?”
“따뜻하게 잘 잤더니...”
그리고 창고동에서 하는 해건지기; 역시 또 다른 절명상.
몇 곳의 종교적 의식을 절명상으로 끌어와 쓰고 있습니다.
띵샤의 울림으로 수행시간을 닫았지요.
어제 비는 아침 바람을 달고 왔습니다.
제법 쌀쌀한 기온.
먼저 내려와 아침밥을 하며
호두와 포도효소와 사과잼과 고구마를 오신님들과 나누기 위해
꾸러미 꾸러미를 만들었네요.
아침을 먹고 가을길 비단길 산책,
류옥하다는 들꽃을 꺾어와 가마솥방 컵에 꽂았습니다.
갈무리 글을 쓰고,
늦은 아침이었으나 이른 점심을 나누고.
소정샘이 품앗이일꾼 대표로 얼마나 적절히 움직여 주었던지.
늘 자기 역할을 아는 사람의 아름다움!
재호가 하룻밤만 보내고 가서 어찌나 아쉽던지.
사람들을 보내며
바로 이십여 분 거리에 있는 매곡 내동으로 달려갑니다.
귀농모임 박우양샘이 SOS를 쳤던 바
식구 셋 달려간 거지요.
배와 감 수확을 한다던 주말,
오늘은 배 수확.
어제 비 그리 들었으니 진척이 별 없었을 겝니다.
낮은 곳은 손으로 따고, 높은 곳은 트럭에 올라 따 내리고
딴 것들을 콘티에 담아 옮기고...
힘 좋은 류옥하다 선수가 아주 제 몫을 해냈지요,
내일은 머슴살이 가서도 사과밭에서 일해야는데...
오늘 다 못 하리라던 일을 결국 마칠 수 있었으니
제대로 일을 도왔던 셈.
늦은 저녁, 일을 마친 이들이 고기를 구워 밥을 먹을 동안
발열과 오한으로 차에서 쉬다 할머니 방으로 옮겨가 누웠더랬습니다.
한주 내내 공사한 내부 청소를 해댔고
(그런데, 다시 물이 새 그 과정을 밟아야 한다니...)
이어 빈들모임 연탄나르기에,
사실 처음부터 끝까지 연탄에 붙은 게 처음이었더랬지요,
그동안은 사람들을 넉넉히 늘 붙여
잠깐 몇 개 나르기만 하고 부엌에서 참을 준비했더랬으니,
그것도 줄 맨 끝에서
연탄을 내려놓느라 몸을 숙였다 올렸다 움직였더니...
이제 딱 쉬어야 할 지점에서 배 수확까지 나섰던 게 역시 무리.
어찌어찌 운전을 하고
돌아와 그대로 몸져누웠습니다.
지독한 통증,
아이가 안마를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