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30.불날. 맑음

조회 수 786 추천 수 0 2012.11.12 11:30:54

 

구름이 하늘 구석 드리웠으나 흐린 날은 아닙니다.

밤은 영하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11월 위탁교육 신청.

부랴부랴 날을 받습니다.

초중고생이 다 있습니다.

그나저나 공사나 좀 마무리가 되고 하면 좋으련

옹벽은 하던 채로 멈춰있고,

끝났다는 내부공사는 한 주내내 청소하고 이제 좀 자리 잡으려는데

한 주 만에 다시 물이 샜지요.

빈들모임을 하던 흙날 밤 발견하고 공사 측에 연락을 넣어놓은지 사흘,

사람들은 온다 간다 소식이 없습니다.

그 동네 일들이란 게 이런 식이란 말이지요.

 

몸을 좀 수습하고 10월을 마무리 하느라 분주해집니다,

아이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는 몇 분께 인사도 넣고

지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 하나로 기자랑 통화도 하고,

이달 말에 마감하는,

10월 초 받아놓은 원고 하나를 이제야 부랴부랴 쓰려고 앉고.

 

중국의 옛이야기.

(우리의 황희 선생 이야기도

어느 선사의 이야기도 이랬습니다.

‘깊은’ 어르신들은 그랬더라는.)

두 제자가 마당을 거닐고 있을 때

한 사람이 동료가 밟으려던 찰나 달팽이를 발견합니다.

“이 달팽이도 하나의 생명이고,

하나의 개체를 넘어 계속 이어져 가야할 숙명을 가진 게 아닌가. 이 달팽이는 살아남아서 윤회를 계속해야 해.”

풀밭에 내려놓았지요.

그런데 곁의 다른 제자가 화를 냅니다.

“일꾼들이 애써 가꾼 채소 농사는 망쳐도 되는가?”

지나던 제자 하나 그들의 다툼을 지켜보다가

해결이 나지 않자 스승께 가지요.

셋의 의견에 스승의 대답은 이러했으니,

“너는 해야 할 일을 했구나, 네가 옳다.”

“그래, 네 말이 맞구나, 마땅히 그래야겠지. 네가 옳다.”

“스승님, 하지만 두 사람의 의견은 반대가 아닙니까. 어째서 둘 다 옳을 수 있습니까?”

“그래, 네 말도 옳구나.”

무엇이 좋고 나쁜지를 잘라 말하기는 쉽지 않더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어디메서도 쓰였더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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