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 4.해날. 오후 흐림

조회 수 987 추천 수 0 2012.11.17 01:55:11

 

 

마실 차가 있고, 읽을 책이 있고, 듣고 즐기는 음악이 있음에

오두막 살림살이 이만하면 넉넉하구나 싶다던 법정 스님.

여기는 대해리,

‘샘물이 있고

사는 것들의 움직임이 있고

둘러친 산 있으니 족하다...’

아, 더하여 찾아오는 벗들이 있으니 넘칩니다요.

 

간밤 기표샘과 현권샘과 오래 거실에 앉았습니다.

아직 다시 새는 거실 누수를 공사 측에서는 내버려둔 채 바깥일을 하고 있고,

카펫을 한쪽으로 접고 상도 밀어 둘러앉았지요.

“솔직히 우리가 물꼬 아니면

3,40대 어른들과 앉아 이렇게 얘기할 데가, 얘기할 사람들이 어딨겠어요?”

그렇기도 하겠습니다.

또 소중해지는 물꼬입니다.

기표... 그 아이 물꼬 동기들이 2,3,4학년이던 초등에 연을 맺어

대학생이 되고 군대를 다녀오고, 더러는 졸업도 해서 취직도 했습니다.

이렇게 연을 이어가며

꼭 물꼬에서 어린 날을 같이 보낸 경험 아닌 그들의 벗들도 함께 오고...

현권샘이 그렇게 첫걸음을 한 날이었습니다.

“오기만 하면 일만 하다 가면 되나...”

그러며 오늘은 여유 있게 쉬었다 점심 버스를 타고 나가라 했지요.

그런 날도 있어야지요.

 

용기를 주셔요,

중간고사 기말고사에서부터 입시를 준비하며

임용을 준비하며 취직시험을 준비하며 보내는 문자와 전화를 받습니다.

시험은 또 어디 1차만 있던가요.

1차 통과하니 2차가 기다리고 3차가 앞에 있습니다.

“선생님, 최종 면접 봤어요.”

같이 두근거립니다.

이 먼 곳에서 하는 일이란

그저 응원하거나 기도하거나 때로 추천서를 쓰는 일.

“해나가기만 하면 된다...”

그래요, 그저 해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어디 아이들한테만 하는 이야기이겠는지요.

 

10월 말에 송고한 글에 등장했던 조르바가

또 다시 스멀거립니다.

“먹는 걸로 무얼 하는지 가르쳐줘 봐요,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가르쳐줄 테니.”

‘나는 먹는 걸로 무얼 하는가.

그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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