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을 눈 내렸고,
소사아저씨는 날마다 마을에 눈 치우는 울력을 나갔습니다.
간간이 맑았고 흐린 하늘이 지나기도 했지요.
그 사흘 치유과정에 동행했더랬습니다.
혹독한 날씨에 준비한 이들이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물꼬의 품앗이일꾼이며 새끼일꾼들이 생각났습니다.
챙겨야할 것들이 여럿이었습니다.
뭐 다 의미가 있을 테지 하며 기꺼이 쌌지요.
그런데, 잘 나누고 정리된 친절한 목록이 아니라 아쉬움 없잖았는데,
물꼬는 어떠한가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네요.
내용은 깊었으나
지난여름부터 시작한 곳이어 전체 흐름은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역시 또, 우리는 어떠한가 되새김질하게 됩디다.
류옥하다는 밖에서 여러 단체를 만나고 올 때마다
물꼬 찬양주의가 더 짙어집니다.
거기엔 자랑스러움이 잔뜩 배여 있는 게지요.
그런 흐름을 긴 세월 만들고 있는 물꼬 식구들,
다시 고맙습니다.
지난 98년 이후 언제나 새해맞이는 아이들과 해왔습니다,
겨울 첫 계자가 함께 했으니.
그런데 올해는 계자를 한 주 밀었지요.
그 소식에 두엇의 모임이 다녀가마 연락 넣어왔는데
이 겨울 혹독하기 유다르니 편히 오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겨울산에서 자주 자는 선배와 지인들이
민주지산에서 같이 새해를 맞고 싶다 했고
단단한 그들이야 마음 아릴 일 없겠다 하며 오시라 했지요.
“올해가 가기 전에 학교 뒤 쓰러진 나무들 정리한번 꼭 해주께.”
그 숙제가 마음에 남았던 까닭도 있었을 겝니다,
산사나이들이어 새해를 산에서 맞고자도 했고.
이곳 겨울 나무살림이 적잖은 고충임을
헤아린 마음들이 컸음을 짐작합니다.
그믐날 들어오기로 하지요.
고맙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멀리 춘천의 한 댁에 김장을 좀 나누기로 합니다.
딱히 무슨 깊은 연이 있는 가정도 아닙니다.
평생 온 몸으로 가족을 바라지하다 이곳저곳 아파
올 겨울 김장을 못했다 했지요.
애쓴 세월에 박수 좀 치고 싶었습니다.
해서 선뜻 우리 김장 몇 포기 보내마 하지요.
그리 나눌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오지랖이 아니라 사랑이라 말하겠습니다.
그런 마음 더 잘 배우고 살자고 이 산골에서 살아가는 것일 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