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8.쇠날~12.30.흙날. 눈

조회 수 964 추천 수 0 2013.01.07 16:17:11

 

 

사흘을 눈 내렸고,

소사아저씨는 날마다 마을에 눈 치우는 울력을 나갔습니다.

간간이 맑았고 흐린 하늘이 지나기도 했지요.

그 사흘 치유과정에 동행했더랬습니다.

혹독한 날씨에 준비한 이들이 얼마나 애를 썼을까요.

물꼬의 품앗이일꾼이며 새끼일꾼들이 생각났습니다.

챙겨야할 것들이 여럿이었습니다.

뭐 다 의미가 있을 테지 하며 기꺼이 쌌지요.

그런데, 잘 나누고 정리된 친절한 목록이 아니라 아쉬움 없잖았는데,

물꼬는 어떠한가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네요.

내용은 깊었으나

지난여름부터 시작한 곳이어 전체 흐름은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싶었습니다.

역시 또, 우리는 어떠한가 되새김질하게 됩디다.

류옥하다는 밖에서 여러 단체를 만나고 올 때마다

물꼬 찬양주의가 더 짙어집니다.

거기엔 자랑스러움이 잔뜩 배여 있는 게지요.

그런 흐름을 긴 세월 만들고 있는 물꼬 식구들,

다시 고맙습니다.

 

지난 98년 이후 언제나 새해맞이는 아이들과 해왔습니다,

겨울 첫 계자가 함께 했으니.

그런데 올해는 계자를 한 주 밀었지요.

그 소식에 두엇의 모임이 다녀가마 연락 넣어왔는데

이 겨울 혹독하기 유다르니 편히 오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워낙 겨울산에서 자주 자는 선배와 지인들이

민주지산에서 같이 새해를 맞고 싶다 했고

단단한 그들이야 마음 아릴 일 없겠다 하며 오시라 했지요.

“올해가 가기 전에 학교 뒤 쓰러진 나무들 정리한번 꼭 해주께.”

그 숙제가 마음에 남았던 까닭도 있었을 겝니다,

산사나이들이어 새해를 산에서 맞고자도 했고.

이곳 겨울 나무살림이 적잖은 고충임을

헤아린 마음들이 컸음을 짐작합니다.

그믐날 들어오기로 하지요.

고맙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멀리 춘천의 한 댁에 김장을 좀 나누기로 합니다.

딱히 무슨 깊은 연이 있는 가정도 아닙니다.

평생 온 몸으로 가족을 바라지하다 이곳저곳 아파

올 겨울 김장을 못했다 했지요.

애쓴 세월에 박수 좀 치고 싶었습니다.

해서 선뜻 우리 김장 몇 포기 보내마 하지요.

그리 나눌 수 있어서 고맙습니다.

오지랖이 아니라 사랑이라 말하겠습니다.

그런 마음 더 잘 배우고 살자고 이 산골에서 살아가는 것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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