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 노인네를 위한 안마를 위해
잠을 깬 아이들이 건너왔습니다.
헤헤, 이것들이랑 내내 살아도 좋겠지요?
아이 몇 있을 뿐인데도 무성한 소문(?)이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돌고
그걸로 놀리고 삐지고 싸우고 사실 수사에 들어가고...
소문은 대체로 이런 경로로 만들어집니다.
# 장면 23.
사내 아이 하나, 류옥하다 형님 방으로 건너간다.
“형, 토끼랑(류옥하다의 개통도 안 된 스마트폰) 놀지?”
책을 보던 류옥하다, 무심히 고개를 든다.
아이,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나간다.
그리고 아이들 방에 가서 말한다.
“하다 형, 토끼랑 논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진실이 된다.
“옥샘, 하다 형 스마트폰 써요.”
하루 종일 배꼽이 자기 자리에 있을 틈이 없다지요.
늦은 아침을 먹고 아이들이랑 읍내도서관에 나갔습니다.
나란히들 앉아서 책 쌓아놓고 하나씩 훑었지요.
기특하고 예쁘고.
아이들은 다음에 이럴 기회 있으면
(실타래학교이거나 물꼬에서 여러 날을 묵어 갈 적 말이지요)
날마다 도서관을 오자고도 합니다.
“옥샘, 옥샘, 여기 새로 나온...”
자기 동네 없는 책이 다 있다나요.
그리고 자장면 집
(맨날 쓰면서 투덜대는 낱말, 짜장면이 맞는 것 같은).
역시 먹성 좋은 아이들.
제발 애들 좀 멕여 보내라는 그 농담은
절대 바랠 수가 없는 문장이라지요.
밤에야 대해리로 돌아왔습니다.
“내일 너무 바쁘지 않을까요?”
마지막 실꾸러미 시간이 남았고,
실타래학교 전체갈무리도 남았는데,
내일 시간이 어떨는지.
오늘 좀 늦어도 해두는 게 어떨까 하는 윤호의 제안이었습니다.
그러기로 하지요.
지난 주말과 나흘을 같이 되짚어보았습니다.
잘 놀았고, 잘 쉬었고, 잘 나누었고, 잘 돌아보았습니다.
물꼬랑 제법 긴 연이 좋은 배경이 되어주었는지도...
“속이 시원했어요!”
“너무 너무 재밌었어요!”
“계자보다 좋아요!”
“맛있는 거 많이 먹어서 좋았어요!”
“마음이 좋아졌어요!(* 편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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