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30.흙날. 맑음

조회 수 707 추천 수 0 2013.04.11 00:05:19

 

봄학기의 집짓기교육이 길을 잃고 있습니다.

지난해 천산원정대로 한 달 실크로드를 다녀온 뒤

양양의 구들연구소 무운샘과 이번 봄학기에 봉토식한옥을 물꼬에서 지어내자 했는데,

오는 4월 10일 일정을 앞두고 뜻밖의 일을 만나 어려움에 닿았습니다.

무엇보다 무운 선생님이 난감해지셨지요.

하루 행사를 준비하더라도 이리저리 어렵게 날을 받게 되는데

하물며 두 달이나(앞의 토목이며 뒤에 딸린 일까지 치자면 석 달) 계획을 잡자면

얼마나 많은 일들을 제치고 잡은 날이겠는지요.

 

“...

설계사무소에서 능력을 발휘하면 되는 일인데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단서가 없고...

군청에서는 추인으로 해줄 수도 있는데 몸 사린다고.....

물꼬의 허술한 행동과 무책임함에 무척 화가 납니다.

일이야 항상 시,비,이,해,가 따르는 것이고 이로서 세상이 운행된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준비기간이 1년인데 못한다니 나의 상식으로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

선생님과 쓴 약정서가 2012년 4월 24일이었으니 그러실 만도 하지요.

겨울을 지나며 허가로 가느냐 무허가로 가느냐에서 부터 여러 의견들이 오갔고,

결국 농지전용, 산지전용, 개발행위, 건축허가가 복합민원을 넣기로 결정하고

아무리 길어도 30일 이내에 떨어진다는 건축사의 말에 의지하여

토목공사로 잡아놓은 3월 20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2월 19일 건축사무소와 최종 협의를 마치고 계약체결.

그런데 그만 문제가 생기고 만 것이지요.

포도밭을 패 내기 전인 지난여름에

농지전용을 먼저 내놨어야 했다고 이제 와서들 말하지만

그걸 알았으면 일을 이리 진행했겠는지요.

일이란 것이 거꾸로 되짚자면 보이는 것이지

일을 해내올 때는 모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고 그런 것.

 

“...기타 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재는 건축 전인 2013년 4월10일까지 구입해야 하는데

지금 허가가 떨어져도 준비기간이 길어 교육일정을 맞출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지난해 4월 이미 교육공고를 냈고,

70편이 넘는 글과 30개가 넘는 도면을 그리며 이번 집짓기를 준비해오셨습니다.

“...

이러한 일은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시간이 남아서도 아니고 건강이 넘쳐서도 아닙니다.

오직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한 번 더 집을 짓기 전에 준비와 점검을 위해서 한 것이고

오직 물꼬에서 짓는 집에 전일하기 위해 2번의 구들교육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데

이제 와서 못한다니 나는 인터넷상에서 거짓말쟁이가 되어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이곳에서 준비해서 교육을 하려 하는데도

물꼬와 같이 큰 규모로 하면 경비도 문제지만 장비도 들어오고 마을 주민들의 민원발생을 감안해서 건축허가를 내야 하기에 시일이 촉박하고

... 적은 규모로 하면 참가신청자의 의견을 물어봐야 할 것이지만

민원발생을 없게 하기위해 짧은 시간에 오직 삽으로 그 많은 흙을 파야 한다는 겁니다.

...”

선생님의 판단은 현재 벌어진 이 쪽 일은 물꼬대로 수습하고

아무래도 교육은 양양에서 해야겠다시네요.

결국 그리 될 모양입니다.

그렇다고 안 짓는다 혹은 미룬다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

이번 일을 수습하는 과정도 여간한 일이 아닐 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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