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해날 맑음

조회 수 1286 추천 수 0 2004.10.28 18:28:00

집을 못비운다니까요.
아니나다를까 우리 정근 선수가
야구 방망이를 만들다 그랬대나 어쨌대나,
톱질 하다 손을 베여 여덟 바늘을 꿰맸답니다,
엊저녁에요.

"옥샘 오셨다!"
누가 보면 한 달쯤은 출장갔는 줄 알겠더이다.
아산에 어린이 건축학교 참관과 우리 지을 집에 대해 논의하고
대구 출장까지 다녀오니
댓달은 못본 것 같은 환영에다
저녁모임에선 주욱 돌아가며 약속이나 한듯
옥샘이 오셔서 좋았다로 끝을 냅니다.
반김은 기쁨이지요,
말해 무엇하려구요.

정통 피자, 정통 피자,
노래 부르는 우리 아이들이었지요.
점심에 피자를 냅니다.
도우부터 손으로 주무릅니다.
채은이와 나현이 하다가 부엌일을 돕습니다.
큰 후라이팬에 여덟판을 구워냈지요.
나중엔 토핑재료가 모자라 김치까지 얹는데
지치지도 않고 먹어대는 아이들입니다.
저녁엔 류옥하다 외할머니가 밤새 까서 보내온 밤으로 지은 밥이었습니다.
국수에 김치 볶음밥도 내놓으니
더 무얼 바라냐는 표정으로들 앉았습니다.
"마늘 좀 까줘."
놀고 있는 아이들을 향해 소리치는데
놀던 것도 멈추고 달려오는 채은입니다.
저녁연기 오르고
어둠이 내리고
아이들이 하나둘 들어섭니다.
평화가 천지를 감싸고 흐릅니다.
그대에게도 나누고픈 평화입니다.

해날마다 떠나는 호숫가 여행은 음악이 따라왔습니다.
음악을 헤아리고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물안개 피는 아침이었어요."
령이가 말했습니다.
"물방울이 데굴데굴 굴러갔어요."
채규가 말했습니다.
장구도 옴팡지게 쳐댔지요.
"일요일도 수업해요?"
"같이 사니까..."
예고없이 찾아든 방문객들은 문밖에서 그런 우리들을 넘겨다보고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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