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추 싹이 오르고 있습니다!
위탁교육 끝나기 전 들꽃 공부는 해야지,
들꽃 같은 우리 아이들,
앉아서 보아야 그 진가가 드러나는 들꽃이야말로
바로 우리 아이들이지요.
“우와!”
그래, 여기 와서 내내 지내도 이제야 보이는 겝니다.
그렇게 들여다봐야 보이는 겝니다.
그런데,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은 찾으려는 이에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답게 보려고 하는 이에게 보이는 걸 아는지.
소사아저씨는 읍내 일보러 나가고,
아이들과는 말 타러 다녀왔습니다.
주에 두 차례 가고 있었지요.
아이 하나는 처음 갔을 적 타고는 더는 못한다 했습니다.
승마가 퍽 비싼 운동이라는데 한 목장에서 한 달 동안 내주기로 한 말이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데...
하지만 산머리 다 차지한 목장에서
맘껏 걷는 것도 좋은 공부이리라 싶습디다.
간장집 앞마당에 완두콩과 강낭콩을 심고,
감자밭 잡초 옥수수밭 잡초를 뽑았지요.
그리고, 고추모가 왔습니다.
마을의 상자형님네가 황간서 실어다주었지요.
매운 것과 그렇지 않은 걸 반반씩 챙겨다주는 감각.
고맙습니다.
이래저래 참 여러 그늘에서 물꼬가 삽니다.
밤, 임시한데모임을 요청한 한 아이가 있어
모두 거실에 모였습니다.
위탁교육 끝나 집으로 돌아가기 전 여기서 꼭 하고픈 게 있다 합니다.
풀밭에서 밥 먹잡니다.
나들이 갔을 때도 못했지요, 풀밭에서의 식사.
낼 하자 하지요.
“모레 바쁘니까 대청소는 내일 해요.”
“누구 생각이냐?”
“제 생각이오.”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그래, 가는 자리는 그리 정리하고 일어서는 거지,
누군가 우리를 맞기 위해 애썼듯
그리 새로 와서 공간을 쓸 이를 위해 맞을 준비를 하는 것,
여기서 우리가 잘 익히고 싶은 일 하나이지요.
“그럼, 내일 학교 청소를 하고,
모레 아침에 달골 청소 하자.”
내일 움직임을 그려봅니다.
위탁교육 동안 하기로 한 일 가운데
나물을 뜯으러 산에 들어가는 건 못했습니다
(물론 들길의 머위며 원추리며 돌나물 파드득나물이며들이야 뜯었더랬지요).
하지 못했던 까닭 가운데 하나는
달포 전에 수술한 발가락으로 이적지 절뚝거리고 다닌 게 컸겠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잠시라도 동산 올라 뜯지, 비 갠다 하니, 싶습니다.
밤엔 대해리 영화관이 문을 열 테지요, 고래방.
영화 한편 골라둡니다.
오늘 물꼬 차를 얻어 탄 이가
도시 살다 방학 때만 들어와 학교 여는 줄 알았더라 합니다.
마을에 있을 땐 학교 안에만 있을 때가 많으니...
우리 대해리 삽니다요!
그러니 학교도 내내 돌아가고 있습니다!
늦은 오후부터 비 내리기 시작,
축시 지나는 지금도 긋지 않고 내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