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읽던 시들를 밀어놓고 장편동화를 계속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으으응..."
장이 끝나고 책을 덮으려 하면
온 몸을 비틀며 떼쓰는 아이처럼 귀여움을 떱니다.
"딱 한 장만 더다."
마지못한 척 읽어주고 그 장이 끝나면 다시 응응거리지만
'고만'하는 한마디에 접을 줄도 아는 그들입니다.
손풀기로 실내화를 한 짝씩 안고 작업하던 가운데
정근이가 집에 다녀오며 자기가 하기로 한 과제를 못한 것에 대해
한소리 들었습니다.
그만 엎드려 훌쩍입니다.
제 일 왜 못챙기냐는 그 짧은 한마디에도 저래 여려서 어쩌나,
속이 상해서
나가거나 수습해서 앉거나 하라고 뭐라 하는데
예전 같으면 서너 번은 뛰쳐나갔을 그입니다.
"이제 그림 좀 볼까?"
그런데 제 감정 추스르고 다른 애들 속에 스케치북 들고 걸어옵니다.
저가 먼저 제 감정을 추스르고 오자
그만 화안해지는 저입니다.
이것들이 하늘이여!
뭐 또 감격하는 거지요.
영어, 뭐 그게 실력이 될란가는 세월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