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습니다. 그러니 가을볕일 테지요.
바람도 좋습니다. 가을바람입니다.
은행잎이 우박처럼 떨어집니다.
호둣잎 툭툭 떨어지는 소리에는
누가 다녀가기라도 하나 목을 빼게 된답니다.
볕 좋은 날은 청소도 좋지요.
부엌곳간 먼지를 털고,
부엌장도 모르는 새 낀 바닥 검은 곰팡이 닦아내고
행주도 삶아 널고
부엌 배식대 사이 묵은 먼지도 꼬챙이 끼워 닦아내고...
소사아저씨는 마늘을 심기 시작했지요.
우체부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빵빵거립니다.
파이!
덕소의 벗이 보냈습니다.
멀리서 늘 그리 써주는 마음, 고맙습니다.
산골에서 별미로 반가울 간식거리.
한 판을 헐어
그제부터 달골 햇발동 1층 수도관 교체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에도 올려 보내고.
오후에는 커피가 들어왔습니다.
누구인가 보낸 사람을 알아보려니
배송자를 익명으로 해 달라 했다 합니다.
그 상점에서 늘 보내오는 후배도 있고 가끔 보내는 선배도 있고
그 상점을 하는 선배가 보내온 적도 있는데,
그 상점에서 원두든 생두든 챙겨먹는다는 걸 아는 이가 아닐까 싶은데,
누구일까요.
고맙습니다.
먹기야 잘하겠으나 이왕이면 보낸 이를 알면 좋겄습니다.
할 인사거리가 없어도 언젠가 나눌 게 있다면 우리도 나누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