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11.불날. 맑음

조회 수 752 추천 수 0 2014.02.28 09:14:30

 

영하 5도의 아침.

그래도 낮 볕에 눈 녹습니다.

길은 말짱해졌지요. 고맙습니다.

 

목공작업이 며칠 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정된 재료 안에서 쓰는 지혜가 주는 즐거움.

오늘은 스킬이라 불리는 원형톱으로 나무 켜기 연습도 했지요.

정말로 위험하다는 주의를 계속 들으며.

루터라는 것으로 와인걸이 구멍도 파본.

그리고 달골 안내판을 완성했습니다.

한참 전 만들었던 복도 안내판을 외부용으로 놓자니

바람에도 넘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뭔가 덧대는 것이 필요했지요.

그런데, 제대로 하지 못한 일들이 더한 일을 부릅니다.

잠시 딴 생각에 방향을 거꾸로 놓게 되고,

거기 맞는 나무 여분이 없었으니

다시 다른 방식으로 덧대고

그것마저 또 수월치 않아 또 다시 뭔가 작업을 요하고.

그건 이즈음의 생활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기도 했습지요.

안팎으로 분주했습니다. 하지만 정리가 없는. 하여 긴장이 쓰윽 올라온 순간.

대개 흘러가는 대로 흐르고 있을 때,

그래도 움직임만큼 내용이 남으리라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더구나 영민한 인생기를 지나 두뇌가 현저하게 둔해진 시기를 지나고 있으면,

가뜩이나 정리정돈 없이 바쁘기만 하면,

그저 수박 겉이나 핥기.

그건 생의 허비의 다른 이름이기 쉽지요.

그래서 ‘정리’가 더욱 중요하나, 반성만 있고 성찰이 없는.

해야 할 공부가 있지만 해야 한다만 있고 하지는 못하는.

의욕에 책을 챙기고 자료를 챙겨는 두나 나아가지 못하는.

그 속에 몇 가지 내적 갈등은 늘 있어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라는 고민의 본질은

결국 자신의 삶의 문제로 귀착하고.

여전히 묻고 여전히 어리석고 여전히 안타깝고.

자연스럽게, 라는 뒤에서 게으릅니다.

이리 살아도 되는가 화들짝 정신이 드는.

물꼬의 2014학년도 한해살이는 아직 이리 미정입니다.

지난해 가지 못한 아일랜드 한 달 연수만 7월에 잡혔습니다.

여름 청소년 계자와 초등 계자 일정이 좀 밀릴 것입니다.

이번 2월 빈들모임은 2014학년도를 꾸릴 주체들의 모임 성격도 강합니다.

이제 물꼬의 흐름이

더 공격적이지 않더라도 더 적극적인 필요는 있겠습니다.

게으름을 종식시켜줄 좋은 계기도 되리라는 기대,

아니 그래야만 한다는 조금은 굳은 결심을 해보는,

목공 작업 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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