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13.해날. 비내리다 갬

조회 수 693 추천 수 0 2014.05.15 03:28:35


새벽비.

어제는 책방의 난로를, 오늘은 교무실의 연탄난로를 거두었지요.


이웃에게 진 빚이 있어

그 댁 새로 짓는 집에 액자를 몇 만들어주어야지 했습니다.

파리에서 사왔던 소묘 작품 몇을 넣은

나무 액자를 드디어 완성했지요.

걸어두니 제법 운치.

물꼬 것도 언제 만들어야지 합니다.


이웃마을 노총각이 장가를 갑니다.

같은 마을에 시집온 캄보디아 여자가 그의 동생을 소개했다지요.

스무 댓살의 처자랑 인사를 나누고

모두 면소재지에서 밥도 먹었습니다.

당신 정말 어렵겠다, 몇 마디 위로에

그만 눈물이 그렁거려진 그이.

몇 가지 이질적 문화에서 며칠 간 느낀 두려움을 토로했지요.

“예, 무서워요...”

아무리 언니가 있다지만

낯선 문화 낯선 세계 속으로 온 그가 애처롭습니다.

요새는 흔한 풍경입니다만.

흔하다하여 어렵지 않은 건 또한 아니지요.

아무쪼록 뿌리 잘 내리길.


몇 가지 연장 만질 일을 하지요.

된장집 옷걸이를 오늘에야 제대로 답니다.

콘크리트 벽에 구멍을 뚫는 일이 쉽지 않아

소사아저씨 방 새로 다는 옷걸이는 진즉에 달아드렸으나

구멍 헐거워져 빠지던 다른 방 것은 방치했던 상황.

제대로 일 되었습니다요, 오늘은.

가마솥방 난로 울타리도 새로 만들었지요.

쓰던 것은, 몇 해째 써왔던 대로 꾸역꾸역 썼더랬습니다.

쓰는 게 있으니 다른 일에 밀려 다시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바.

묵직하게 만들었습니다.

재단하고 자르고 피스 박고,

그런데 문을 달 경첩은 아직.

사오거나, 목공일 하던 설악 현장에 들릴 때 챙겨오던가 해야지 합니다.

만들어두었던 부엌 선반 하나도 창고동에 달았습니다.

콘크리트용 기리로 뚫고 칼브릭이란 걸 넣고 피스 박고.

그런데 붙이는 데만 너무 집착해

정작 균형은 제대로 맞추지 못했음을 고정한 뒤 알았지요.

하지만 콘크리트 벽면이라 다시 빼고 또 구멍 뚫는 게 더 일이라

그대로 두기로 합니다.

전체 그림을 잘 그리고 있지 않으면, 혹은 중간 중간 잘 짚지 않으면

그런 결론에 이르고는 하는 게 일들.

정신 놓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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